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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Vol.353

평화를 빕니다

프리뷰 3┃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평화’란 단어가 더 절실하고 감사하게 다가오는 호국보훈의 달, ‘평화’를 주제로 이번 시즌 마지막 ‘정오의 음악회’가 문을 연다.

 

 

 

가톨릭 미사 중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시간이 있다. 신부님이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길 기원해주고, 우리는 앞·뒤·옆 사람들에게 “평화를 빕니다”라는 평화의 인사를 나눈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때때로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 삶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평화’가 아닐까? 물론 종교적인 ‘평화’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지만, 우리들 삶에서 ‘평화’가 없다면 지금 나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평화가 없는 삶은 어쩌면 생존만을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 삶일 수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산산이 깨지고, 무언가를 더는 할 수도 없으며, 불안하거나 분노해 마음은 피폐해지고 하루하루 사는 것조차 힘겨울 것이다. 전후 세대인 우리에게 이런 상황은 간접 경험을 통해 배운 막연한 상상이겠지만 전쟁을 겪은 우리 부모님 세대는 평화 없는 날이 얼마나 지옥인지를 체험하셨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현재도 계속되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지구 저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평화가 얼마나 감사하고 값진 것인지 깨닫게 된다.


6월은 바로 그 ‘평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을 생각하게 되는 달이다. 그래서 호국보훈의 달 6월의 ‘정오의 음악회’는 ‘평화’를 주제로 꾸며진다.
음악회의 문을 여는 ‘정오의 노래’에서는 한국 근대사의 시대정신을 품고 있는 세 곡의 가곡을 선보이는데 첫 번째 노래인 ‘비목’은 국악 학자이기도 한 한명희 선생이 가사를 지었다. 6.25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화천 부근에서 군 생활을 하던 선생은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보며 가사를 지었다고 한다. 적막함에서 오는 두려움과 전쟁의 비참함, 그래서 더욱 간절해지는 향수 등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비목’에 이어지는 노래는 금강산의 절경과 분단의 안타까움을 담은 ‘그리운 금강산’이다. 이 노래는 1962년 6.25전쟁 12주년을 맞이해 만들어진 합창 모음곡 중 하나로 아름다운 금강산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이 두 곡의 노래 뒤에는 ‘자유·평등·평화·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배를 저어 가자는 ‘희망의 나라로’가 연주된다.


‘정오의 음악회’는 모두 다섯 코너로 구성되는데 두 번째 코너인 ‘정오의 협연’에서는 김대성이 편곡한 거문고 협주곡 ‘춤’이 연주된다. 이 음악은 ‘출강’이라는 거문고 음악으로 잘 알려진 북한 작곡가 김용실의 ‘농부가’와 ‘환희’, 그리고 한시준 작곡의 ‘안땅’을 재구성해 편곡한 곡이며 실력과 연륜을 겸비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거문고의 멋을 알리고 있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오경자 수석 단원이 나선다. 선비의 악기 거문고가 묵직하고 위엄 있는 음색으로, 때로는 섬세하게 풀어내는 평화의 메시지가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기대된다.

 

이어지는 코너인 ‘정오의 어울림’은 우리 음악과 다른 장르의 예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무대로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드러머이자 피아노·베이스 등에도 뛰어난 팔방미인, 한웅원이 재즈와 국악 관현악의 어울림을 준비하고 있다. 작곡가·프로듀서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한웅원은 ‘2017 여우樂(락)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재즈와 우리 음악의 어울림이 만들어내는 평화의 메시지를 만나는 것 또한 6월 ‘정오의 음악회’의 ‘꿀잼’이 될 것이다.

 

이번 달 ‘정오의 스타’는 꼬마 신동에서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가 된 유태평양이다. 4세 때부터 소리를 했다는 유태평양은 최연소 완창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국악의 대중화를 이끄는 이른바 ‘국악계 아이돌’ 중 한 명으로, 전통 판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국악의 만남을 시도하는 신선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유태평양은 ‘화초타령’ ‘사철가’뿐 아니라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가요 ‘서울의 달’도 선보인다고 하니 탄탄한 소리 공력 위에 얹어질 다양한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오의 초이스’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곡은 지휘자가 직접 고른 음악으로 6월의 지휘자 임교민이 작곡한 국악 관현악 ‘태산’이다. 임교민은 국악 관현악은 물론이고 뮤지컬과 창극 무대에서 지휘자·작곡자·음악감독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안산시립국악단의 부지휘자를 맡고 있다. ‘태산’은 인간의 탄생과 시련,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후 도약하는 모습을 표현한 음악으로 이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또한 작곡자가 직접 해설을 더해 음악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은 2018-2019 시즌 ‘정오의 음악회’ 마지막 무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시즌의 첫 공연이 열린 2018년 9월부터 ‘정오의 도장 깨기’ 쿠폰을 발급했다. 이제 6월 공연까지 일곱 번의 공연에 모두 참여해 도장을 찍으며, ‘정오의 음악회’에 개근한 관객을 만나게 된다. 과연 몇 명이 그 주인공이 될지, 누가 ‘정오의 음악회’ 열혈 팬일지, 이들이 이번 시즌 함께하며 무엇을 느꼈고 또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6월의 ‘정오의 음악회’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박근희 1995년 MBC TV ‘새미기픈믈’을 시작으로 KBS 클래식FM과 국악방송 등에서 라디오 원고를 썼다. 리뷰·칼럼·기사 쓰기 등 국악과 관련된 많은 일을 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새롭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날짜     2019년 6월 26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2만 원
문의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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