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호 Vol.339 |
---|
국립창극단은 2012년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을 시작으로 다섯 시즌을 거쳐 판소리 다섯바탕 현대화 작업을 지속해왔다. 김성녀 예술감독이 부임한 이래 2012-2013시즌의 ‘수궁가’를 시작으로 2014-2015시즌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5-2016시즌 ‘적벽가’?2016-2017시즌 ‘흥보씨’를 올리며 창극을 동시대 관객과 소통하는 예술로 성장시켰다. 마지막 ‘심청가’ 무대를 앞두고 지난 작품들을 돌아본다.
연출 아힘 프라이어 | 작창 안숙선 | 작곡·지휘 이용탁 | 대본 박성환
국립창극단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대담하고 혁신적인 시도를 선보이는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은 기존 창극의 틀을 깨는 파격적 실험을 감행했다. 전통 창극 춘향전은 서반의 창조적인 해석을 거쳐 시대·공간 배경?인물이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춘향은 부패와 불의에 맞서 싸우는 여성으로 재탄생하고, 예견된 멜로드라마적 결말의 판타지를 뒤틀어 비극적 대중성을 유희했다.
국립창극단 ‘적벽가’ 오페라 연출가 이소영의 첫 창극 연출작이자 판소리 다섯바탕 중 가장 장엄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적벽가의 소리를 그대로 옮긴 작품으로 대중과 평단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무대장치·스토리·무대 퍼포먼스 등에서 나타난 다양한 시도와 연출적 도전은 작품의 준비 과정에서 배태된 땀과 긴장과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기획·연출 측면에서의 새로운 해석과 접근은 관객과 언론, 비평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국립창극단 ‘흥보씨’ 고선웅·이자람 콤비가 만든 흥부가는 권선징악의 단순하고 동화적 내용의 판소리 흥부가를 기상천외하고 전무후무한 작품으로 재창작했다.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소리 배틀 구도’ ‘군무와 어우러진 합창’도 참신함으로 눈과 귀를 붙들었다. 원전을 잔뜩 비틀면서도 원전에 대한 존경을 듬뿍 담아내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버린 무대는 초연임에도 상당한 완성도를 갖췄다. 새로운 재미와 의미의 발견을 익숙한 음악으로 훈훈하게 감싸는 또 다른 창극의 탄생에 객석에선 웃음과 추임새가 끊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