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 미처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오마주
폐허가 된 극장의 무대 위에 검은 옷을 입은 프롬프터가 등장하는 것으로 <소프루>는 시작된다. 평소라면 무대 위에서 절대 볼 수 없었던 프롬프터가 그 존재를 온전히 드러낸 채 배우들에게 고전의 텍스트와 자신의 기억 속 일화를 속삭인다. 배우들의 입을 통해 비로소 완전하게 관객에게 전달되는 이 텍스트를 통해 극장이라는 공간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한다.
프롬프터는 연극을 공연할 때 관객이 볼 수 없는 곳에서 배우에게 대사나 동작 따위를 일러주는 사람을 뜻한다. 포르투갈어로 ‘숨’, ‘호흡’이라는 뜻의 소프루를 제목으로 하는 이 작품은 프롬프터처럼 빠르게 사라져가는 직업에 대한 오마주인 동시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작가인 티아고 로드리게스는 마치 호흡과 같이 우리 손에 잡히지 않고 통제할 수 없지만,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극장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던진다.
“지난 2천년 동안 스스로를 재생해온 연극 역사 속에서, 이 작품은 솟아나는 생명력을 뽐내며 아름다움과 지성을 선보이는 뛰어난 공연이다” 르 몽드
“연극과 연극을 창작하는 이들을 위한 장대한 헌사” 르 피가로
티아고 로드리게스 Tiago Rodrigues / 연출·극본 Director·Playwright
포르투갈 리스본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의 예술감독이다. 1997년 벨기에 극단 티지 스탄(tg STAN)에서 배우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는데 이 극단의 자유로운 협업방식이 이후 그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03년 마그다 비자로와 함께 극단 문두 페르파이토를 설립해 30편 남짓한 작품을 제작해왔고, 유럽의 대표적 극장과 축제에 초청받으며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바이 하트(By Heart)><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그녀가 죽는 법(The way she dies)>등이 있다.
연출·극본 티아고 로드리게스
제작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