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짐과 모임의 미학
대한민국 무용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국립무용단이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 ‘산조’를 창작의 원천 삼아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다양한 장단이 모이고 흩어지면서 선율을 만드는 산조(散調)는 수련을 통해 경지에 이른 연주자가 자신의 개성과 즉흥성을 전통 위에 얹어 관객에게 들려주는 음악이다. 정통과 즉흥이 교차하는 특징 때문에 서양의 재즈에 비견되기도 한다. 한국무용으로 평생을 수련한 국립무용단 무용수의 몸이 무대 위에서 산조의 음악을 만나 어떤 자유로운 흐름과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2021년 6월, 국립극장은 국립무용단과 함께 음악 같은 무용, 무용 같은 음악의 탄생을 기다린다.
작품의 안무는 국립무용단 수석단원을 거쳐 경기도무용단 상임안무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최진욱이 맡았다. 최진욱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을 조화시키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무용계를 이끌어갈 안무가로 손꼽힌다. 여기에 재치 있고 독특한 춤으로 현대무용에서 고정 팬을 갖고 있는 고블린파티의 임진호가 협력안무가로 참여해 해석의 다양성과 춤의 정밀함을 높였다. 두 안무가가 만든 춤은 한국무용의 깊이와 기발한 발상을 동시에 담고 있어 차별화된 안무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장단의 변화에 따라 감각적으로 변하는 무대 연출 역시 관전 포인트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미장센으로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정구호가 연출로 참여했다. 지름 6m 길이의 대형 바위, 원형 LED 등의 무대 장치가 흩어짐과 모임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화폭처럼 꾸며진 무대 위, 여백의 미를 살린 정구호 특유의 그림 같은 미장센을 만날 수 있다.
최진욱 CHOI Jin-wook / 안무 Choreographer
독보적인 카리스마의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를
거쳐 현재 경기도무용단 상임안무가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안무작으로는
<휴(休)> <하루> <적> 등이 있다.
정구호 JUNG Ku-ho / 연출 Director
한국 최고의 디자이너로 패션뿐 아니라
공연·영화·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로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건 구호(KUHO) 외에 많은
브랜드를 전개했고, <묵향> <향연> 등 다수의
작품 연출을 맡으며 세계무대에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안무 최진욱
연출 및 무대·의상·영상디자인 정구호
협력안무 임진호
작곡 김재덕
음악프로듀서 황병준
조안무 장윤나
안무지도 김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