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미장센과 숨 막히는 몰입도를 자아내는 춤의 제전
<제의>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해온 제례의식 속 다양한 무용의 정수를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군무의 위용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전통과 모던의 경계에서 새로운 미적가치를 찾아내는 데 능한 안무가 윤성주와 국립무용단이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하늘을 향해 올렸던 제천의식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유교의 일무, 불교의 나비춤과 법고춤, 무속신앙의 살풀이춤, 원시적이면서 현대적인 몸의 언어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의식무용을 모티브로 삼았다. 그야말로 춤의 제전이랄까. 무대는 주역의 64괘 기호를 해체, 재배열, 반복해 만든 빛·구도·소리의 변주로 모던하게 꾸며진다. 한국무용 <제의>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춤을 추는 인간의 몸짓은 계속 변화하지만 그 의식무의 본질인 생명력과 단결력은 현재까지도 일관되게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윤성주 YUN Sung-joo / 안무 Choreographer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예술감독으로서 국립무용단을 이끌며 <묵향><제의> 등을 안무했다. 전통춤·신무용·발레·창작춤 등 다양한 춤 언어를 보유하고 있는 안무가로, 전통 춤사위의 정수를 응용해 한국춤의 섬세함과 힘을 표현한다.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박우재 PARK Woo-jae / 음악 Music
거문고를 술대가 아닌 활로 연주하는 등 형식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운 음악 창작자로 활동 중이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실험과 도전을 거듭하며 한국음악의 동시대성을 탐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