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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호 Vol. 418
목차 열기2025 국립극장 <꿈나무 스테이지> 박효정 강사 인터뷰
‘뒤편의 무대’를 탐험하다
한 편의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무대 뒤편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
<꿈나무 스테이지>는 공연예술의 ‘숨은 공로자’들과 이들의 활동 무대를 폭넓게 조명한다.

공연예술의 큰 그림을 조망하다
관람의 시야를 넓히면 공연이 달리 보인다. 무대 위 예술가는 어디에서, 얼마나 연습하기에 이토록 감동적 공연을 펼칠 수 있을까? 예술가를 돋보이게 만드는 분장과 의상은 어떻게 완성될까? 아름다운 무대 배경과 형형색색의 조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장치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할까? 공연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공연예술 전반을 톺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물론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다. 공연예술 분야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데다, 각 분야를 한 번에 훑어보기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꿈나무 스테이지>와 함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름 그대로 공연예술 꿈나무가 활약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공연예술 진로 체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전통예술을 재해석함으로써 현대적 예술 공연을 선보인다. 아울러 공연예술 전반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공연 연습실·(무대)장치 및 소품 제작실·의상 제작실 등의 시설을 내실 있게 갖추고 있으며, 각 분야의 내·외부 전문가도 보유하고 있다. 국립극장은 이러한 특장점을 십분 활용해, 청소년이 공연예술을 구성하는 분야를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꿈나무 스테이지>를 기획했다.
국립극장에 도착한 <꿈나무 스테이지> 수강생은 먼저 국립극장과 전속단체에 대해 알아본 뒤 곧바로 국립무용단 연습실을 참관한다. 국립극장 무대에 서는 단원들이 몸을 풀고 연습에 임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강생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기에 충분하다. 예술가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수강생은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해오름극장의 백스테이지·분장실·장치실 등을 견학하며 각 장소의 역할과 그곳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과 관련한 생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경청한다.

전문가를 놀라게 한 예술적 창의성
공연예술 분야 견학을 마친 수강생은 무대 분장 체험에 돌입한다. 오랜 기간 국립극장과 함께해 온 박효정 무대 분장 디자이너가 단상에 서는 시간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사로 나선 그는 먼저 무대 분장의 정의, 극장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분장 기법, 공연 제작 과정에서의 무대 분장 기획 등 무대 분장에 대한 간단한 이론과 지식을 소개한다. 이후에는 무대 분장 실습을 진행하는데, 박효정 강사는 무대 분장을 하기에 앞서 종이에 스케치한 뒤 발표하는 ‘무대 분장 디자인’에 큰 힘을 싣는다.
“학생들은 가상의 공연 작품을 설정하고 무대 규모를 정한 뒤, 무대 분장을 할 배역·나이·성격·특징 등을 구체화합니다. 아울러 이를 토대로 아래 칸에 실제 무대 분장한 모습을 그려 보죠. 보통은 개개인이 각자 작품을 설정하고 무대 분장한 모습을 그리는데요. 지난해 진행했던 한 수업에서는 한 테이블에 앉아 있던 7명이 하나의 작품을 설정한 뒤,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 7명을 나눠서 디자인했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공동 작품과 디자인이 나온 것에 감동해서 저도 모르게 큰 박수를 보낸 일이 기억에 남아요.(웃음)”
특수학급 학생도 <꿈나무 스테이지>에 참가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상당수가 수강생으로서 국립극장을 견학하고 무대 분장을 체험했는데, 특수학급 학생을 가르치는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는 게 박효정 강사의 이야기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들의 행동과 대화에 조금 더 집중하며 수업을 진행하니 비장애인보다도 더 높은 집중력을 보여 주는 경우가 많아서 내심 깜짝 놀랐다. 나아가 정형화되지 않은 무대 분장 디자인도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디자인할 때, 일반적으로 기존 작품이나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본인이 구상한 인물과 비슷한 실제 인물 혹은 캐릭터를 스마트폰 검색으로 찾아서 분장 디자인에 참고하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그림 실력은 뛰어나지만 독창성이 다소 떨어지는 디자인도 때때로 나오는데요. 특수학급 학생은 뭔가를 참고하는 일 없이 상상한 그대로 인물을 설정하고, 분장 디자인을 하더라고요. 덕분에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개인의 개성이 그대로 담긴 창의적 분장 디자인이 다수 나와서 큰 보람을 느꼈답니다.”

아는 만큼 느껴지는 공연예술의 매력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만큼이나 예술 콘텐츠의 변화 폭도 큰 요즘, 공연예술은 이런 트렌드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분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신 유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무게감과 깊이를 갖추고 있기에, 공연예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박효정 강사는 <꿈나무 스테이지>가 이러한 공연예술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길 바란다며, 수강생이 이 시간을 통해 얻어 갔으면 하는 바를 전했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각종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보니, 공연예술에 대한 학생의 관심은 비교적 낮은 게 사실인데요. 국립극장에서 <꿈나무 스테이지>를 만나고 무대 너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연예술에 대한 흥미가 높아질 거라고 확신해요. 여기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무대에 서는 예술가 외에도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가 있고, 각 분야에서 많은 전문가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더 넓은 시각으로 공연예술을 꿈꿨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서 만난 학생을 훗날 현업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무언가라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그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꿈나무 스테이지>는 큰 가치를 지닌다. 웬만해서는 속속들이 살피기 힘든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를 한 흐름으로 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데다가, 이를 통해 공연예술의 매력을 더욱 짙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꿈나무 스테이지>에 참가한 학생들은 이후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무대 위 예술가 그 이상의 세계를 살펴보고 상상하며 풍부한 예술적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 거듭날 것이다.
“저는 기성세대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세대가 부러워요. 더 많이 경험할수록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고,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잖아요. 이런 이유로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학생에게도 <꿈나무 스테이지>를 권하고 싶어요. 이 프로그램에 담긴 다채로운 내용과 국립극장 내부 견학은 <꿈나무 스테이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