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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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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호 Vol.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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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으로 표현하는 햄릿의 내면

달다 / 미리보기 2

이모셔널씨어터 <보이스 오브 햄릿>

록으로 표현하는 햄릿의 내면


“오직 제 목소리만으로, 제가 겪었던 모든 인생을 남김없이 쏟아 내고자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꼽히는 <햄릿>은 세상에 나온 지 4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생명력을 지니며 다양한 형태로 변주돼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고, 내면의 혼란과 복수를 그린 작품인 만큼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햄릿이라는 인물의 비극적 서사를 새롭게 해석한 다수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국립극단의 <햄릿>은 햄릿의 캐릭터를 공주로 설정하며 젠더 벤딩 캐스팅Gender-bending casting을 시도했고, 예술의전당 토월전통연극 <햄릿>은 전통적인 햄릿을 기반으로 현대 감각을 더해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신시컴퍼니의 <햄릿>은 연극계 원로와 젊은 배우가 함께 앙상블을 이루며 깊이 있는 고전의 재해석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리고 오는 5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원작으로 하는 또 다른 뮤지컬 신작이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다. 강렬한 인더스트리얼 록 음악과 함께 햄릿 내면의 목소리를 1인극으로 풀어낸,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의 ‘The Voice Series’ 첫 번째 작품 <보이스 오브 햄릿>이다.



1인극 록 콘서트 콘셉트… 4인 4색 젠더리스 캐스팅


<보이스 오브 햄릿>은 가치의 본질을 찾아 햄릿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 왕위를 차지한 삼촌을 향한 복수심,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 등 원작에서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햄릿의 솔직한 마음속 외침이 무대에서 확장된다. 특히 햄릿의 목소리는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함께 강렬한 인더스트리얼 록 음악으로 구현돼 마치 한 편의 콘서트처럼 전개된다. <보이스 오브 햄릿>은 극의 형태를 1인극으로 설정해 원작의 엄숙하고 무거운 정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현대적 공연으로 탈바꿈했다. 전통적인 대사 중심의 연극과 달리, 강렬한 록 사운드 위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는 방식은 햄릿이라는 인물이 가진 복합적인 내면을 더욱 날것의 모습으로 드러낸다. 또한 음악의 힘으로 고조된 무대는 관객을 햄릿의 내면세계로 빠르게 끌어들인다.

혼자서 모든 무대를 끌어가야 하는 작품답게 높은 수준의 가창력과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출연도 화제다. 옥주현·신성록·민우혁·김려원 등 관록의 정상급 배우가 햄릿 역으로 <보이스 오브 햄릿>의 무대에 오른다. 특히 남성 캐릭터인 햄릿을 여자 배우가 연기하는 젠더리스 캐스팅이 새롭다. 제작진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배우들의 조합에 대해 “나이와 성별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 배우의 역량과 예술적 깊이를 중심으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개성 강한 네 배우가 각자의 해석을 살려 표현하는 햄릿은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중요 요소로 꼽힐 듯하다. 작품의 독특한 콘셉트에 매력을 느낀 배우들 역시 “도전적 작품인 만큼 치열하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보이스 오브 햄릿>은 80여 분의 러닝타임 동안 무대 위에서 단 한 명의 배우가 20여 곡에 달하는 록 넘버를 소화한다. 인상적인 점은 음악 슈퍼바이저 김성수가 네 명의 배우가 표현하는 햄릿의 목소리를 더욱 디테일하게 전달하기 위해 각각 어울리는 음악으로 다르게 편곡했다는 점이다. 관객은 캐스트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좌측부터 옥주현  |  신성록  |  민우혁  |  김려원 



AI 기술 활용한 전 세계 최초의 뮤지컬… 인간만이 가진 섬세한 감정 더했다


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뮤지컬 창작에 활용한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최근 여러 AI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고, AI 기술을 활용한 창작 역시 진행 중이지만, 본격적으로 뮤지컬 극작과 작곡에 도입된 사례는 드물다. 창작 분야 AI 기술 활용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는 공연 창작 영역의 확장이란 목표 아래 <보이스 오브 햄릿>의 뮤지컬 극작과 작곡에 AI 기술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협업해 독창적인 ‘AI 기반 작품 개발 모델’을 구축하고, 인공지능의 기술력과 인간의 감수성을 결합하는 도전을 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AI 기술에만 의존해 작품을 완성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AI 기반 작품 개발 모델을 통해 만들어 낸 수많은 결과물 사이에서 취사선택하고 감정적 깊이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AI 기반 작품 개발 모델을 활용해 이모셔널씨어터 콘텐츠개발팀이 <보이스 오브 햄릿>의 대본과 음악의 토대를 만들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광화문연가>의 음악 슈퍼바이저 김성수가 편곡을 맡았다. 특히 김성수는 지난해 10월 셰익스피어 <햄릿>을 창극 형태로 만든 1인 창극 <햄릿>의 각색과 연출, 작곡에 참여했던 만큼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으로 정교하면서도 독보적 음악을 탄생시켰다.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한 감성과 독창적 AI 기술이 어우러진 <보이스 오브 햄릿>은 관객에게 새롭고 신선한 공연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무대・조명・영상의 유기적 조화 속 녹아든 햄릿의 내면세계


<데스노트> <웃는남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의 뇌리에 남는 무대를 만든 아티스틱 디렉터 오필영. 그가 새로 설립한 제작사의 작품인 만큼 <보이스 오브 햄릿>의 무대 역시 관객의 궁금증을 더한다. 제작사가 공개한 프로덕션 디자인 콘셉트는 ‘심연의 경계’로, 단 한 명의 배우가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공연 특성상 관객이 햄릿과 공감하고, 나아가 햄릿의 마음의 목소리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오필영은 “햄릿 내면의 절망과 무너짐, 그리고 헤어 나올 수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그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햄릿 내면의 정서를 콘서트라는 더욱 전달력 강한 장르로 관객에게 전할 수 있도록 프로덕션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대·조명·영상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 것도 <보이스 오브 햄릿> 프로덕션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다. 특히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는 무대·조명·의상 등 각 파트의 디자이너가 협업해 작품에 필요한 모든 시각적 요소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보는, 이른바 프리비즈Previsualization 시스템을 4년 전에 개발했고, <데스노트>를 시작으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보이스 오브 햄릿>에서 독특한 형태로 배치되는 LED 패널의 그래픽 변화와 조명의 급격한 명암 조정은 햄릿의 심리적 변화를 점진적으로 쌓아가고, 햄릿의 기억과 의식을 형상화하기 위한 극단적 명암 대비와 컬러 교체는 관객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을 바탕으로 전통적 서사와 형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새로운 기술과 음악, 시각적 언어를 융합한 무대를 선보일 <보이스 오브 햄릿>. 인간 내면의 깊은 혼란을 인더스트리얼 록 음악으로 풀어낸 이 공연은 햄릿이란 인물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동시에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를 돌아보게 할 기회가 될 것이다. 단 한 명의 배우가 만들어 내는 거대한 감정의 파동, AI와 인간의 협업이 탄생시킨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통해 새로운 공연의 가능성을 미리 엿보도록 하자.



글. 이우진  10년 차 공연 전문 인터뷰어. ‘위키더뮤지컬’ 디지털 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다.


이모셔널씨어터 <보이스 오브 햄릿>

일정 2025-05-16 ~ 2025-06-28

시간 화·목 19:30, 수·금 16:30, 19:30, 토·공휴일 15:00, 18:00, 일 14:00, 17:00  * 5/17(토), 6/15(일) 17:00, 6/21(토) 공연 없음

장소 하늘극장 | 관람권 전석 7만 원 | 문의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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