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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호 Vol.369

한 달에 한 번, 일상의 쉼표

깊이보기 둘 | ‘정오’의 시간들



친근한 우리 음악 길라잡이 ‘정오의 음악회’. 정성껏 준비해 온 시간을 돌아본다

‘정오’를 채운 보석 같은 국악관현악 
2009년 5월 13일 해오름극장에서 시작된 ‘정오의 음악회’. 서양음악 위주의 낮시간 음악회들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최초의 국악 브런치 콘서트다. 수요일 오전 11시,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업 무대를 꾸며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공연의 구성은 2009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약 300곡의 국악관현악 작품이 ‘정오의 음악회’에서 연주됐다. 이 중 가장 자주 연주된 곡은 최성환 ‘아리랑 환상곡’, 백대웅 ‘남도 아리랑’으로, 두 작품 모두 열 차례 ‘정오의 음악회’ 관객을 만났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은 1976년에 발표된 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02년 ‘겨레의 노래뎐’에서 국악관현악으로 국내 초연한 작품이다.  ‘정오의 음악회’ 첫 공연의 첫 번째 연주곡이기도 하다.  
백대웅의 ‘남도 아리랑’은 진도 아리랑과 밀양 아리랑을 엮어 변주한 작품으로 무릎장단을 절로 두드리게 하는 흥겨움이 매력적이다. 박범훈의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 원일의 ‘신뱃놀이’도 각각 여덟 차례, 여섯 차례 연주되며 관객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아왔다.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는 태평소의 힘찬 소리와 강렬한 타악이 심장을 뛰게 만드는 곡이다. ‘신뱃놀이’는 경기민요 ‘뱃노래’의 선율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장단의 변주가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곡이다. 

어린이 합창,  기악 협주, 댄스스포츠, 대중가요. ‘정오의 음악회’는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을 만나왔다


‘정오’를 빛낸 스타, 스타, 스타 
오직 ‘정오의 음악회’에서만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스타와의 협연도 ‘정오의 음악회’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요인이다. 
판소리·대중음악·뮤지컬·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스타들이 ‘정오의 음악회’를 찾았다. ‘정오의 음악회’와 가장 자주 만난 스타는 소리꾼들이다. 안숙선·임현빈·남상일·오정해·김지숙·서정금·박애리·민은경·유태평양 등, 소리의 일가를 이룬 대명창부터 대중과 활발하게 호흡하는 젊은 소리꾼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모두 서른다섯 차례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춰왔다. 관객들은 즉석에서 배운  추임새를 던지며 소리와 국악관현악의 조화에 빠져들었다.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대중가수들도 정오를 빛냈다. 최백호·한영애·김수희·변진섭·홍경민·조성모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가수가 자신의 대표곡을 국악관현악과 함께 선보였다. 국악관현악 고유의 음색에 반한 가수들은 편곡 작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가 하면, 합주 연습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음악 세계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이클 리·남경주·박해미·신영숙·차지연 등 뮤지컬 배우와 전제덕·웅산을 비롯한 재즈 음악가도 ‘정오의 음악회’를 통해 관객과 호흡하며 새로운 음악 에너지를 발산했다. 많은 스타와의 협연은 국악관현악이 타 장르와 만나 얼마나 유연하게 변모하며 풍성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자주 ‘정오의 음악회’ 관객을 만난 스타는 소리꾼 박애리. 무대와 방송을 넘나들며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박애리는 탄탄한 소리 실력과 친근한 카리스마로 ‘정오의 음악회’ 무대에 네 차례 올라 객석을 사로잡았다. 2018년 한 차례 정오의 음악회 해설을 맡아 호평을 받기도 했다. 
기타를 둘러메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떼창으로 관객을 행복하게 만든 가수 안치환, 탁월한 입담과 소리 내공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긴 소리꾼 남상일, 손녀 같은 사랑스러움으로 민요의 매력을 전한 ‘국악소녀’ 송소희도 각각 세 차례씩 ‘정오의 음악회’ 무대를 장식했다. 

정오를 빛낸 스타들 박애리·안치환·유태평양

우리 음악 길라잡이 역할 톡톡히 한 ‘정오의 음악회’ 
해설이 있는 브런치 콘서트를 표방한 ‘정오의 음악회’는 지난 11년간 다채로운 구성으로 친근한 국악 길라잡이가 돼왔다. 관객의 사연이 담긴 신청곡을 들려준 ‘사연이 있는 음악’(2009)은 객석과 교감하는 창구가 돼주었고, 널리 알려진 클래식 음악을 국악관현악으로 들려준 ‘클래식 명곡선’(2010~2011), 세계 곳곳의 민요를 연주한 ‘세계음악기행’(2013~2014),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올드 팝을 연주한 ‘정오의 팝송’(2018)은 익숙한 선율 속에서 국악관현악의 매력을 발견하는 기쁨을 선사했다. 귀에 익은 음악을 통해 우리 악기 고유의 음색과 앙상블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풍류’ ‘거문고산조’ 등 전통 음악의 정수를 펼친 ‘전통의 향기’(2010~2014),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과 협업한 ‘정오의 소리’ ‘정오의 춤’(2012~2013)은 전통 예술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해 왔다. 어린이 합창, 시 낭송, 탭댄스, 댄스스포츠 등 언뜻 국악과 거리가 멀게 보이는 프로그램도 관객의 마음속에 조금씩 스며들며 우리 음악이 낯설고 어려운 것이 아님을 꾸준히 전해왔다. 

(왼) 모듬북 체험
(오) 공연장 로비를 가득 채운 관객들

지난 5월 ‘정오’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장 입장 전 방역 절차를 밟고 있다

11년간 사랑받아 온 국악 브런치 콘서트

남산 공원에 위치한 국립극장, 아름다운 풍경이 잔잔하게 스며드는 오전 11시, 일상을 벗어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돼온 ‘정오의 음악회’. 풍성한 음악뿐 아니라 극장을 찾은 관객을 위한 아기자기한 이벤트도 사랑받아 왔다.   
2009년에는 모듬북을 직접 만져보고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이 해오름극장 회랑에 마련됐다. 생활 속에서 접하기 어려운 국악기를 가까이에서 만져볼 수 있어 특히 어린이를 비롯한 가족 관객에게 인기가 높았다. 
객석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며  한 시즌 ‘정오의 음악회’를 모두 관람하는 관객도 생겼다. 이들을 겨냥해  ‘정오의 도장 깨기’ 같은 이벤트도 진행됐다.  2018-2019시즌에 열린 일곱 번의 공연을 모두 관람하고 쿠폰을 완성한 관객이 55명에 달했다. 공연장을 들를 때마다 줄을 서서 도장을 찍고, 1년 가까이 소중하게 쿠폰을 간직해 온 ‘정오 마니아’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도 큰 사랑을 받았다. 월별 공연 주제에 맞는 사연을 현장에서 직접 응모하는 ‘정오의 사연’에서는 군대 간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이야기가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고, ‘겨울’을 주제로 작성한 일곱 살 어린이의 동시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브런치 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간식도 준비됐다. 수수떡·단팥빵·쌀과자 등 정겨운 간식은 매달 공연장을 찾아주는 관객을 향한 작은 감사의 표현이었다. 이번 달에는 어떤 간식이 준비됐을까 하는 기대감도 정오를 찾는 재미 중 하나로 꼽힌다. 홍초 음료·매실 음료·녹차·커피 등 여유를 담은 따뜻한 차 한 잔이 함께 제공되기도 했다. 일상의 한 조각을 반짝이게 할 쉼표로 11년간 꾸준히 정오의 시간을 선택해 준 관객을 향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정성이 담겨 있다. 

‘정오의 음악회’ | 가장 많이 연주된 곡 (2009년 5월~현재) 
10회 최성환 ‘아리랑 환상곡’ 
       백대웅 ‘남도 아리랑’ 
8회  박범훈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 
6회  원일 ‘신뱃놀이’ 

‘정오의 음악회’ | 가장 자주 협연한 음악가 (2009년 5월~현재) 
4회 박애리
3회 안치환·남상일·유태평양·송소희


우다슬 2003년부터 지금까지 공연계에 몸담고 있다. 2012년 국립극장 입사 후 국제교류, 국립창극단, 마케팅, 국립국악관현악단을 거쳐 현재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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