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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호 Vol.352

십 년을 하루같이

VIEW┃프리뷰2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우리가 사용하는 관용적 표현 중에는 ‘십 년(十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말이 참 많다.

‘십년감수’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이것만 봐도 우리에게 십 년이란 꽤 오랜 시간을 의미하고

그래서 십 년을 하루같이 무언가를 계속하는 일 또한 대단한 일이다.


2009년 5월 13일에 ‘황병기의 정오의 음악회’란 이름으로 시작한 국립극장의 고품격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가 올해 10년을 맞이했다. ‘정오의 음악회’가 롱런을 하며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음악회의 중심인 음악이 훌륭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노련하고 웅장한 관현악 연주를 비롯해서 대중 가수와의 협연을 통해 우리 음악을 친숙하게 만날 수 있고 무용이나 판소리,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음악의 진수뿐 아니라 한국음악의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정오의 음악회’의 장점이다. 한번 듣고 그만인 음악이 아니라 계속해서 듣고 싶은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관객이 모여들고, 그래서 몇 년째 꾸준히 찾아오는 관객도 많다. 실제로 이번 시즌에 진행하고 있는 ‘정오의 도장 깨기’만 봐도 이것이 증명된다. 이 이벤트는 매 공연 쿠폰 북에 도장을 찍어서 이번 시즌 일곱 번의 공연을 모두 관람하는 관객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것인데 지난 4월 공연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한 관객이 30명이 넘는다고 하니 정오의 음악회의 ‘덕후’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관객층이 다양한 것도 10년의 비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 단체 관람객이 매해 찾아오고 수녀님과 스님이 오셔서 음악회에 함께한다. 가끔은 외국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특히, ‘정오의 사연’을 보면 25년 지기 친구와 함께 왔다는 관객을 비롯해서 삼삼오오 지인들과 함께 공연도 보고 국립극장 인근의 아름다운 계절을 즐기러 왔다는 이들이 많다. 이쯤 되면 ‘정오의 음악회’는 평범한 평일 오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새로운 문화이며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고 보물 같은 기억이다.

 

2019년, 10주년을 맞이한 ‘정오의 음악회’ 5월 공연이 22일에 열린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엄마’다. ‘가정의 달’이라는 습관적 타이틀 때문이 아니더라도 5월은 부모님이, 엄마가 더욱 애틋해지는 달이다. 우리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어린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의 모든 언어를 대신한다. 배가 고파도 ‘엄마’, 울 때도 ‘엄마’를 찾는다. 아이에게 엄마는 그냥 이 세상 자체인 것이다.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엄마에게 내 감정을 다 쏟아내며 반항할 때도, 여전히 엄마만은 내 편이라는 사실에 안도하며 반항의 수위를 더욱 높여보기도 한다. 성인이 돼서 독립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 ‘엄마’는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름이 된다. 특히 시집간 딸에게 ‘친정 엄마’는 어떤 말로도 정의할 수 없는 존재다. 나이가 들어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데 나의 엄마가 갈수록 약해지는 모습을 보면 말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지나간 엄마의 시간들이 안타까워 죄송한 마음이 쏟아진다.

 

엄마의 존재가 더욱 소중해지는 5월, ‘정오의 음악회’와 함께 그 애틋함과 사랑을 만나보자. 어머니의 품처럼 그리운 어린 시절에 부르던 동요들을 국악 관현악으로 편곡한 ‘동심의 세계’로 문을 열며, 우리에게 익숙한 민요 가락을 만날 수 있는 가야금 협주곡 ‘뱃노래’를 선보이는데 25현 가야금 협주곡인 이 음악은 내공 깊은 연주자 서희선 국립국악관현악단원이 협연자로 나선다.

 

가정의 달 5월의 공연이기에 ‘효’의 대명사, 심청의 이야기를 담은 판소리 ‘심청가’도 빠지지 않는다. 제16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에서 대상을 수상한 국립창극단원 김미나가 ‘심청가’ 눈대목 중 하나로 꼽히는 ‘범피중류’부터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대목’까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엄마 같은 가수 은희가 정오의 스타로 출연한다. 외국 곡을 번안해 큰 인기를 끌었던 가요 ‘꽃반지 끼고’의 주인공인 그녀는 1969년, 18세에 데뷔하고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38장의 음반을 발매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그녀는 디자인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었지만, 그녀의 노래는 우리 곁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무대 위의 그녀를 다시 만나는 것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정오의 음악회’는 매달 새로운 지휘자들이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춰 새로운 분위기의 음악을 선보이는데 5월의 지휘자는 김영절이다. 그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파리 에콜 노르말 뮈지크(L’Ecole Normale de Musique de Paris peut)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로 학위를 취득했으며 여러 관현악단에서 객원 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도민요 ‘몽금포 타령’을 소재로 만들어진 국악 관현악곡 ‘향’을 직접 선곡해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린 시절의 추억을 표현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휴일도 많고 행사도 많고 나들이 계획도 많은 5월. 십 년을 하루같이 우리 음악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정오의 음악회’에 함께한다면 나와 우리의 기억 속에 또 하나의 소중한 장면이 만들어질 것이다.


박근희 1995년 MBC TV ‘새미기픈믈’을 시작으로 KBS 클래식FM과 국악방송 등에서 라디오 원고를 썼다. 리뷰·칼럼·기사 쓰기 등 국악과 관련된 많은 일을 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새롭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날짜     2019년 5월 22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2만 원
문의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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