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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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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호 Vol.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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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의 무대, 마침내 서울 상륙

달다 / 미리보기 2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더 벨트>
질주의 무대, 마침내 서울 상륙
 

예측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무용의 경계를 흔들다.



ⓒTristram Kenton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Ambiguous Dance Company(이하 앰비규어스)라는 ‘모호한’ 이름은 오히려 이들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대변한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움직임, 독창적인 신체 언어, 그리고 기존의 틀 밖에서 현대무용의 저변을 탐색해 온 동시에 뚜렷한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 콜드플레이와의 협업 등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대표작 〈바디 콘서트〉로 10년 이상 스테디셀러를 기록한 앰비규어스가 신작 〈더 벨트(The Belt)〉로 돌아왔다. 오는 11월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지난해 런던 코로넷 극장Coronet Theatre에서 세계 초연된 이후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 여정이 어디로 향할지 기대가 되어 현기증이 날 만큼 짜릿하다”는 평을 받을 만큼, 앰비규어스의 “과감함, 경이로운 에너지, 그리고 완벽한 설득력을 지닌 창의성”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영국 오프웨스트엔드Off West End*의 주요 공연상인 오피스 어워즈Offies Awards의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벨트: 몸의 리듬으로 이어지는 에너지의 흐름


〈더 벨트〉라는 제목은 컨베이어벨트의 ‘띠’, 즉 하나의 운동을 다른 축으로 전달하는 연속적인 띠에서 착안했다. 하나의 움직임이 다음 움직임으로 이어지듯,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가 끊임없이 맞물리며 흐르는 무용수들의 축적된 신체 에너지와 시간을 그려 냈다. 앰비규어스가 꾸준히 발전시켜 온 움직임의 메소드와 수련을 통해 다진 신체 언어는 이번 작품에서 하나의 순환 구조로 드러난다. 반복과 변주의 리듬 속에서 움직임은 진화하고, 긴장과 해방을 오가는 순간마다 무대 위에는 원초적인 에너지가 폭발한다.
공동 제작 프로듀서그룹 도트의 PD 이희진은 이번 작품에 대해 “앰비규어스는 계속해서 ‘현대무용은 어렵다’는 편견에 맞서, 가공하지 않은 듯한 ‘날것’의 에너지를 그들만의 독창적인 질서로 풀어내며 관객과 소통해 왔다. 〈더 벨트〉는 그 단단한 에너지가 응축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앰비규어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향하는 미래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시간의 질주, 음악과 움직임이 만드는 무아지경


음악 작업을 맡은 음악감독 최혜원은 “동기가 명확했다. 김보람 예술감독이 ‘1시간 내내 달려 달라’고 했다. 이렇게까지 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며, 이번 작업을 두고 “극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음악적 소재 대여섯 개를 구상해 이를 바탕으로 일고여덟 곡을 만들고,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1시간짜리 ‘질주’를 완성했다. 전체적인 결은 비슷하지만, 앞부분에서는 박자를 가지고 노는 재미를 주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속도를 높이며 극한을 향해 달려가는 구조다.

음악과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는 이번 작품의 핵심이기도 하다. 특수한 장치 없이, 오직 사람과 공간, 음악만으로 만들어지는 밀도 높은 순간 속에서 관객은 무용수와 함께 호흡하며 달리는 듯한 본능적인 몰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안무가이자 예술감독 김보람은 런던 초연을 돌아보며 “우리의 언어가 국경을 넘어 통한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정해진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대신, 관객 각자의 감각을 깨우는 질문을 던진다. 예측할 수 없는 여정에 초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관객과 함께 달리는 감각의 확장


런던에서 올린 초연은 120년이 넘는 코로넷 극장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는 1부(공간 특화형 공연)와 무대에서 펼쳐지는 2부(극장 공연)로 진행됐다. 초연은 관객들이 공간을 돌아다니며 무용수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면, 국립극장 공연에서는 런던 공연의 2부를 중심으로 발전시켰다. 여기에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DJ 파트’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창작진은 앞으로 진행되는 <더 벨트>는 서울 공연 형식으로 레퍼토리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파트에서 객석과 무대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이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끈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앰비규어스다. 단순히 관람하는 춤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춤으로 연결되는 ‘띠’의 역할이다. 창작진은 “관객이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무대로 뛰어나오는 듯한 몰입을 경험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더 벨트〉는 앰비규어스의 ‘현재진행형’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 주는 무대다.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그들의 시간과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순간, 관객은 어느새 그 벨트 위에 올라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 황동희 『코리아헤럴드』 문화부 기자. 무용·국악·연극 등 공연 분야를 담당하며, 무대를 따라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 런던의 주요 상업 극장가인 ‘웨스트엔드’에 속하지 않은 극장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더 벨트>

일정 2025-11-06 ~ 2025-11-09 | 시간 목·금 19:30 토·일 15:00, 19:00 | 장소 하늘극장

관람권 R석 7만 원, S석 5만 원 | 문의 070-8983-7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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