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2025년 11월호 Vol. 424
목차 열기「南山亭子花如海」
南山自秋氣 / 一涼滌殘暑
滄江昨夜雨 / 薄晩沒洲渚
繫船白沙汀 / 洗盞酌靈醑
止亭發新興 / 高懷取次敍
「남산, 가을 기운에 물들다」
남산엔 절로 가을 기운 일어나니 / 서늘한 바람이 남은 더위 씻누나
창강은 간밤에 쏟아져 내린 비로 / 저물녘에는 모래톱이 다 잠겼네
물가 백사장에 배를 매어 두고 / 잔 씻어서 신령한 술을 따르노라
지정은 새 흥이 불쑥 일어나서 / 고아한 회포를 차례로 펼친다네

이 작품은 조선시대 문인 이행李荇의 문집 중 『잠두록蠶頭錄』에 실린 시로, 지금의 잠두봉 일대에서 남곤南袞, 박은朴誾 등과 뱃놀이를 하며 지은 시의 한 대목이다. 간밤의 비가 늦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씻어 내니, 남산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서늘한 바람 한 줄기에 지쳐 있던 마음까지 함께 씻겨 내려간다. 시인은 물가에 배를 매고 술잔을 기울이며 가을의 고즈넉함 속에 몸을 맡긴다. 자연의 변화가 불러일으키는 그 깊은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남산 자락의 국립극장도 계절을 따라 깊어진다. 여름의 열정을 뒤로하고, 가을이 주는 사색의 시간 속으로 들어서는 지금.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기가 더욱 짙어지는 계절이다. 붉게 물든 단풍과 함께 흘러가는 한강이 그려 내는 풍경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가을날의 정취를 느껴 보기를 바란다.
※ 한국고전번역원 DB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