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내공으로 쥐락펴락하는 소중한 소리판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 구전 및 문화유산 걸작’ 판소리.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 바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 최장수 완창 무대다. 1984년 시작한 이래 38년간 당대 내로라하는 명창들과 함께 소리에 있어 최고를 고집해오고 있다. 2022년에도 평생 수련을 숙명으로 알고 정진해온 소리꾼과 고수, 그리고 그 노력에 박수를 쳐준 관객들과 소중한 소리판의 역사를 지켜나가고자 한다.
장문희의 동초제 심청가
2022년 9월 <완창판소리> 무대를 장식할 주인공은 타고난 목구성과 탄탄한 소리 내공으로 명성이 높은 장문희 명창이다. 7세부터 소리 공부를 시작한 장문희는 20대에 이미 내로라하는 판소리 대회에서 1등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스물여덟 살이던 2004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에 출전, 30년 대회 역사상 최연소이자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는 최고 점수로 장원에 올라 큰 화제를 모았다. 대기록을 세운 이후에도 끊임없이 소리를 연마하며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창하고 있다. 2021년 5월, 문화재 전승 기여도와 기량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심청가’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이번에 장문희 명창이 부를 동초제 ‘심청가’는 동초 김연수 명창이 여러 바디의 사설을 참고해 새롭게 정립한 소리로, 정확한 사설 구사와 발림을 통한 극적 표현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문희는 이날치의 후손이자 동초제 계승자인 이일주 명창을 사사했다. 무엇보다 소리와 성음 그 자체로 소리꾼의 예술적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던 스승의 가르침을 본받아, 오로지 자신의 공력으로 감동을 전하는 혼신의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창자 : 장문희
고수 : 김규형·조용수
해설·사회 : 유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