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확인방법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단체 바로가기
전체메뉴 열기
퀵메뉴

계간 국립극장

  • 소식 · 참여
  • 계간 국립극장

2025년 10월호 Vol. 423

목차 열기

한 명의 소리를 넘어 하나의 하모니로

풀다 / 예술배움

<아마추어 관현악단> 수료 공연

한 명의 소리를 넘어 하나의 하모니로


사랑하는 존재가 생기면 한층 폭넓게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국악 또한 마찬가지.
국립극장이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들을 위해 국악관현악 경험의 장을 마련한 이유다.






국립극장에 피어난 ‘합주의 꽃’


우리는 서로를 향한 간섭을 피하는 분절의 시대, 이른바 나노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실제로 마음만 먹으면 거의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이 조성돼 있으며, 이런 분위기를 당연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지만 작게는 친구와의 수다부터 크게는 국가대표팀 응원까지, 한데 모여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많다. 합주도 그중 하나다.

독주는 무척 매력적이다. 내가 연주하는 음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혼신의 노력을 다할 수 있고, 연주 안에 담긴 의도와 감정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하기에도 좋다. 반면 독주만으로는 도저히 구현할 수 없는 지점도 많다. 하나의 곡을 둘러싼 악기들의 어우러짐, 그 속에서 불거져 나오는 풍성한 선율과 웅장한 감동은 그 자체로 ‘왜 합주를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청자에게 명징하게 전달한다. 특히 수십 명의 연주자가 지휘자의 신호에 맞춰 관악기·현악기·타악기 등을 일사불란하게 연주하는 관현악단은 합주만이 가지는 매력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합주의 꽃’이라 표현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국악 연주자가 이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즐길 기회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서양 악기는 국악기보다 보편화돼 있고 연주자도 많다 보니, 꼭 전문 연주자가 아니더라도 관현악단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문이 비교적 넓다. 이에 비해 국악관현악은 대부분 전문 연주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이기에 아마추어 연주자가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태부족하다. 이런 현실로 인해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들은 국악관현악을 감상하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다. 국립극장이 <아마추어 관현악단>을 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 2016년 첫발을 뗀 <아마추어 관현악단>은 이름 그대로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악관현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국립극장의 대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악기를 다룰 수 있는 비전공자라면 누구나 <아마추어 관현악단>의 수강생이 될 수 있으며, 각 악기의 연주와 합주뿐만 아니라 국립극장 무대에서 관객을 대상으로 수료공연까지 올릴 수 있다. 전국의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들이 매년 앞다퉈 <아마추어 관현악단> 참가 신청에 나서는 배경이다.



체계적으로 끌어올린 국악관현악 실력


<아마추어 관현악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문을 열었다. 지난 2월 거문고·25현가야금·아쟁·해금·피리·대금·소금·타악 등 8개 악기에 걸쳐 참가 수강생을 모집했는데, 연주 실력이 어느정도 엇비슷해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국악관현악의 특색을 반영해 참가 신청서와 함께 3분 이내의 자유곡 실연 영상을 받았다. 그 결과 약 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총 44명의 수강생이 선발됐다.

수업은 3월부터 8월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강의가 열렸는데, 초반에는 파트별 연습 위주로 수업이 전개됐다. 이런 와중에 약 세 번에 한 번꼴로 전체 합주 시간을 가지며 국악관현악 연주의 감을 서서히 익혔다. 아울러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는 시간도 마련함으로써 국악관현악의 전반적 흐름과 선율, 무대 분위기 등을 익힐 수 있게 했다.

각 파트 강사로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단원들이 나섰는데, 이 또한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들이 <아마추어 관현악단>을 기다리는 주요 이유로 손꼽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연주자들에게 악기 연주를 직접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관현악단>이 수강생들에게 매우 귀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은 최선을 다해 수준별 맞춤형으로 수강생을 지도한다. 아울러 국악관현악이 이 프로그램의 주제이자 목표인 만큼, 실력 좋은 수강생에게는 주변을 배려하며 손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약간 부족한 수강생을 대상으로는 국악관현악에 임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도록 집중 코치했다는 게 강사진의 이야기다.

한편, 올해 <아마추어 관현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로는 정예지가 낙점됐다. 그는 2022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프로젝트’의 참가자 중 한 명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 객원 지휘를 경험하는 등 차세대 국악관현악 지휘자의 길을 충실하게 걷고 있는 지휘 인재다. 그는 <아마추어 관현악단> 수강생 각각의 수준을 끊임없이 살피고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율하는 데 집중하며 수강생들의 합주 실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사랑을 가득 담아 선보인 수료공연


<아마추어 관현악단>의 백미인 수료공연은 지난 8월 9일 오후 3시에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렸다. 이 순간을 위해 지난 반년간 25회에 걸친 수업과 셀 수 없는 개인 연습을 해 온 만큼, 공연을 앞둔 수강생들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올해 수료공연의 주제는 ‘아마추어의 어원, 애정하는 마음’으로 정했다. 아마추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마토르Amator와 ‘사랑하다’라는 의미의 아마레Amare’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착안해, 국악과 국악관현악을 향한 수강생들의 애정을 합주로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그 안에 담았다.
수료 기념 영상, 개회사, 강사진 소개 및 인사말, 수료증 수여, 기념사진 촬영 순으로 진행된 수료식 이후 곧바로 본격적인 수료공연의 막이 올랐다. 수강생들은 300여 명의 관객 앞에서 ‘민요의 향연’(작곡 임교민), ‘얼씨구야’(작곡 김백찬), ‘윤슬’(작곡 최지운), ‘감정의 집-3악장’(작곡 최지혜), ‘청산’(작곡 김대성) 등 총 5곡을 연주했는데, 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감탄이 쏟아졌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수강생들은 긴장을 풀고 더 좋은 합주로 관객들에게 보답했다.
고등학생 시절 수학 문제를 풀 때 국악을 들으면서 그 매력에 빠졌고, 소금 연주까지 시작했다는 고나영 수강생은 “전공생은 아니지만, 국악을 사랑하고 더 깊이 배우고 싶은 마음에
<아마추어 관현악단>에 들어왔다”며, 이곳에서 함께한 매 순간이 소중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거문고 연주자의 일원으로 무대에 선 최정우 수강생은 “3월에 패딩을 입고 국립극장에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반팔옷을 입고 수료공연이 열리는 하늘극장에 온 게 새삼 믿기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는데 다 함께 열심히 손발을 맞춘 덕분에 좋은 공연을 했다”는 말로 <아마추어 관현악단>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료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수강생들은 한목소리로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외쳤다. <아마추어 관현악단>과 함께하니 연주 실력 향상은 물론 국악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커졌다고. 수료공연의 주제와 일맥상통하는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아마추어 관현악단>이 왜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국악과 국악관현악을 향한 이들의 애정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메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