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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호 Vol. 423
목차 열기장선희발레단 <호두까기인형 in Seoul>
“해외에선 꼭 12월이 아니더라도 발레 <호두까기인형>을 무대에 올려요.
10월부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오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세종대학교 무용과 명예교수 장선희가 대표로 있는 장선희발레단이 차이콥스키의 발레 <호두까기인형 in Seoul>을 공연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대표 레퍼토리를 두 달 앞당겨 올리는 이번 무대를 두고, 장선희는 오히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예년 공연에서도 항상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발레단의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공연이지만, 어른에게도 동심을 일깨워 줄 요소로 가득 찬 공연”이라고 덧붙였다.
<호두까기인형>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고전발레다. 차이콥스키가 발레 음악을 작곡했으며, 무대에 흐르는 이야기는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마린스키극장의 수석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를 했고, 차석 안무가이던 레프 이바노프가 수정과 보완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원전을 만들어 냈다.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이 작품은 국내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이 마린스키극장 버전으로 매년 공연을 올린다. 국립발레단은 볼쇼이발레단의 안무가였던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수정 버전으로 공연한다. <호두까기인형>은 발레 대중화에 가장 기여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2012년 세종대학교에서 소규모 버전으로 선보인 <호두까기인형>은 2023년 국립극장에서 <호두까기인형 in Seoul>이라는 타이틀로 무대에 올랐다. 장선희에 따르면 <호두까기인형>만큼은 매년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공연 제목에서도 짐작 가능하지만, 공연의 배경은 19세기 유럽이 아닌 21세기 서울에 가깝다. 과자의 나라에 등장하는 군것질거리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로 꾸몄다. 지금 우리 어린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배경을 보여 주겠다는 의도다. 이처럼 장선희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in Seoul> 무대의 두드러진 특징은, 모든 구성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췄다는 점이다. 우선 공연 시간이 짧다. 전통적으로 2막으로 나뉘는 원작을 인터미션 없이 80분 남짓 버전으로 과감히 압축했다.
“1막 끝부분 눈의 나라에서 2막 초입 과자의 나라로 넘어갈 때,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캐럴을 부르면서 관객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듬뿍 느끼도록 했어요. 뒤에서는 부지런히 무대 위에 쌓인 눈송이를 치우지만 그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짜여 있죠.”
무대미술도 동심을 자극할 요소로 가득 채웠다. 쿠키와 사탕이 공중을 날고, 바퀴 달린 침대가 무대를 여기저기 가로지른다. 호두까기 병정과 생쥐들의 전투 장면에서는 선물 상자가 공중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장 교수는 “아이들이 발레 무대를 하나의 놀이터처럼 느끼길 바랐다”면서 연출 배경을 밝혔다.
주인공 클라라의 설정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러시아 마린스키극장 버전의 <호두까기인형>에서는 어린 클라라가 1막에 등장하고, 2막부터는 어른 클라라가 꿈속에서 호두까기 왕자와 모험하는 내용을 그린다. 하지만 장선희발레단이 그려 낸 어린 클라라는 드롯셀마이어가 막을 여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극을 이끌면서 어린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장선희는 “어린 클라라가 현실과 꿈의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점이 기존 발레단들 공연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호두까기인형>을 재해석한 무대를 펼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발레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족들이 함께하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면서 감동이 줄어드는, 메마른 시대일수록 동심의 세계는 꼭 필요해요.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발레 대중화에도 도움을 주고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이유림과 이고르 콘타레프는 이번 공연에 객원 주역으로 각각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를 연기한다. 불가리아 국립소피아발레단에 초청받아 지난겨울 클라라로 활동했던 수석 무용수 홍서연을 비롯해 세종대학교 출신 무용수들도 대거 참여한다. 장선희는 “학생들이라고 해서 프로가 아니라는 편견은 버리셔도 된다”며 “국제 콩쿠르에서 주목받고 해외 발레단의 러브콜을 받은 실력자들이기에 더욱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장선희발레단 <호두까기인형 in Seoul>
일정 2025-10-28 ~ 2025-10-29 | 시간 화 19:30 수 18:00 | 장소 달오름극장 | 관람권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 문의 02-3473-7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