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확인방법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단체 바로가기
전체메뉴 열기
퀵메뉴

계간 국립극장

  • 소식 · 참여
  • 계간 국립극장

2025년 10월호 Vol. 423

목차 열기

그로부터 자유케 하라

달다 / 미리보기 4

2025 SPAF <룸 위드 어 뷰>

그로부터 자유케 하라

이 시대의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말하는가?





플라톤은 『향연』에서 “아름다움은 영원불변한 하나의 이데아 속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은 시대의 맥락에 따라 질서, 비례, 쾌락, 일시적인 것 등의 정의로 이어져 왔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왜 역사는 수많은 전쟁과 혁명과 재난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보존하며 이어 왔는가? 고대에는 신과 나, 영원한 것과 유한한 존재 사이의 관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추구했다면, 현대에는 경계를 넘어 융합하고 얽힌 사회 안에서 다원적 관점과 해석으로 다중적인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자연의 웅장함이나 생태계의 아름다움도 태양계의 조도와 기후에 따라 극변한다. 아름다움은 스스로 발현될 수 없으며, 다양한 현실과 관계를 통해 드러나고 재발견된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충돌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변증도 달라진다. 지금의 우리는 무엇과 누구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아름다움과 만나고 관여하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2025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이하 SPAF)가 ‘얽힘’과 ‘마찰’을 주제로 10월부터 11월까지 약 4주간 개최된다. 예술감독 최석규는 현시대의 아름다움에 대해 매끄러움과 긍정보다는 얽힘과 부정, 마찰로 접근한다. 이 배경에는 분야 간 장르의 충돌, 얽힘으로 인한 새로운 장의 탄생, 충돌과 마찰로 인한 새로운 언어의 탄생 등 동시대 예술의 현상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2025년 SPAF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의 예술과 기술, 과학의 새로운 관계성과 사운드와 뉴 뮤직의 공연예술적 언어로의 확장과 변주, VC&A 댄스 리플렉션과 협력한다. 동시대의 다양하고 새로운 무용 언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동시대 담론 등의 다양한 주제어를 토대로 한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오흐드 안무의 <룸 위드 어 뷰>는 마르세유 국립발레단의 무대다. ‘㈑오흐드’는 세 명의 안무가 마린 브루티Marine Brutti, 조나탕 드브루에Jonathan Debrouwer, 아르튀르 아렐Arthur Harel이 2013년 컬렉티브 형식으로 구성한 집단이다. 2019년부터 마르세유 국립발레단CCN Ballet National de Marseille의 공동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들은 신체 움직임으로부터 퍼포먼스·영상·공연 등의 활동으로 분야를 횡단하며,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체명에는 불어의 여성 관사인 ‘la’를 괄호 안에 넣어, 이분법적 경계를 지우는 그들의 정체성과 방향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듯 이들이 안무 작업을 하는 경계는 분야를 횡단하며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장한다.


고급 호텔의 해시태그로 작동하는 ‘룸 위드 어 뷰Room With A View’라는 단어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연상시키지만, 이들은 이 단어를 다른 뷰로 작동시켜 다른 작동 속에서 발현되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바로 ‘붕괴’다. 채석장을 연상시키는 백색 큐브의 돌이 쌓여 있는 무대, 그곳에서 무용수들은 몸을 진동하며 견고함을 불안정한 상태로 이끈다. 눈앞에 보이는 견고함과 이를 진동시키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디제잉. 시각과 청각이 대조되는 감각을 충돌시켜 관객은 제3의 뷰를 바라보게 된다. 저항과 봉기, 반란은 이질감에서 붕괴로, 그 속에서 새롭게 솟아오르는 에너지로 집단의 힘을 발휘한다.






“대리석 안에 갇힌 인간을 자유롭게 하라Free the human form inside the block”는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무용수들은 고정되어 정적인 백색 공간에서 벗어나고자 해방의 춤을 춘다. ‘무엇을 거부하는가?’ ‘어떤 힘에 저항하는가?’ ‘무엇을 외치는가?’ 무대의 구상으로부터 나오는 추상의 움직임이 관객에게 질문한다. 저항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구조에서든 관계는 살아 있는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살아 있는 존재는 어떤 압력과 배당된 무게 앞에서 길을 찾고 움직이며, 내재된 본질의 최고치를 끌어올려 저항한다. 관객은 견고한 무대가 붕괴되고 진동하는 사운드 스케이프가 뿜어내는 자유와 해방의 에너지에 압도될 것이다. 구상과 추상, 견고함과 떨림, 붕괴로 인해 솟아오르는 반대의 힘을 통해 ㈑오흐드는 신체의 움직임, 춤, 몸의 언어가 가진 정치적 잠재력을 탐색한다.

㈑오흐드가 아름다움을 발굴하는 무대 현장은 폭력적이고 난폭하다. 굳어 단단해진 틀을 깨고, 디오니소스적 광기와 역동성이 느껴지는 그들의 춤은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으로 향한다. 살고자 하는 것, 본능을 깨우고자 하는 것, 환경에 얽매인 주변을 자신의 주체성으로 깨뜨리는 것. 그러한 시도가 한 명이 아닌 집단으로 이루어질 때, 새로운 형태와 힘이 생겨난다. 개인과 집단의 힘은 또 다른 증폭된 에너지와 목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뭘까? 이들의 전 작업에서 통찰할 수 있는 의식은 ‘동전의 양면’이다. 미셸 푸코는 프랑스의 철학자 폴 비릴리오로부터 이런 말을 인용했다. “배의 발명은 동시에 난파선의 발명이다.” 이처럼 ㈑오흐드는 현재의 환경, 현상의 이면을 바라봄으로써 수많은 시각이 뒤엉킨 혼돈을 작품에 드러낸다. 시대의 관계망을 들춰, 눈에 보이는 현상과 보이지 않는 배경의 전후에 대해 몸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름다운 몸으로.






글. 양은혜 COREO 엔터테인먼트 팀장. 순수무용과 상업을 연결하는 기획 일을 하고 있다. 무용과 문학, 건축을 전공해 몸과 공간의 상호관계성을 주축으로 연구하고 글을 쓴다. 무용 월간 『춤과사람들』 기자, 서울문화재단 무용 웹진 「춤in」 편집위원과 편집장을 역임, 기획자로 활동했다.
사진. Cyril Moreau



2025 SPAF <룸 위드 어 뷰>

일정 2025-10-17 ~ 2025-10-18 | 시간 금 19:30 토 15:00 | 장소 해오름극장 

관람권 R석 6만5천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 문의 02-2098-2983

메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