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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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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호 Vol.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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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춤의 다채로운 얼굴

내다 / 스페셜 2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 프리뷰
오늘 춤의 다채로운 얼굴

전통을 잇는 몸, 오늘을 쓰는 춤. 전국의 무용수들이 모여 한국춤의 현재와 미래를 펼친다.



인천시립무용단 <태평성대>



전통과 오늘을 잇는 춤의 자리


무용수는 하나의 붓이다. 무대는 화선지. 손끝과 발끝이 먹선을 긋듯 춤사위를 그린다. 오늘의 전통은 바로 그 몸짓에서 태어난다. 국립무용단을 중심으로 전국 10개 무용단이 모인다. 이틀 동안 신명 나는 춤의 향연이 이어진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각 지역의 춤이 한자리에 모여 다채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팔의 선이 그려 내는 곡선, 장단에 맞춰 흔들리는 옷자락, 무대 위 무용수의 표정까지. 오늘 춤의 현재진행형이다.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의 주제는 ‘전통춤의 원형과 확장’. 국립무용단을 중심으로 인천시립무용단, 경기도무용단, 천안시립무용단, 청주시립무용단, 대전시립무용단, 익산시립무용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 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이 참여한다. 이번 축제는 국립극장이 전통춤의 동시대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첫 시도이기도 하다. 각 무용단의 개성이 살아 있는 춤사위를 관객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전통의 깊이를 가늠하면서 오늘날의 춤을 떠올려 볼 순간이다.



전통춤의 원형을 보여 주다


축제의 첫날에는 우리 춤의 뿌리를 보여 주는 무대다. 민속의 흥을 담고 의례적 정신을 계승한 작품이 이어진다. 국립무용단은 언론과 관객에게 큰 박수를 받은 레퍼토리 <향연> 중 태평성대를 바라는 마음을 춤으로 풀어낸 <신태평무>(안무 조흥동)로 축제의 문을 연다.
이어 인천시립무용단은 <사다라니>(재안무 윤성주)를 선보인다. 바라를 활용한 역동적 춤사위와 회색 장삼 위에 붉은 가사를 연상하게 하는 복식이 어우러져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풍류가인(風流佳人)>은 장구를 사용해서 여성춤의 생동감을 생생하게 전한다.
경기도무용단은 <경기회연> 중 ‘진쇠춤’과 ‘강강술래’를 올린다. 경쾌한 꽹과리 장단에 맞춰서 너슬을 흩날리며 추는 ‘진쇠춤’에서는 무관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강강술래’는 활달한 몸짓으로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여성의 기상을 드러낸다.
천안시립무용단은 <박종필류 덧배기춤>을 보여 준다. 덧배기의 ‘덧’은 거듭, ‘배기’는 ‘박이다’라는 뜻으로 동작이 겹쳐지거나 더해지면서 춤이 신명 나게 이어진다.
대전시립무용단의 <향-소고춤>은 남도의 흥과 멋을,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의 진도씻김굿을 토대로 한 <복개춤>(안무 박기량)은 주술적인 힘을 보여 준다.


(좌)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 <제(濟) - 나례>, (우)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 <복개춤>



오늘의 춤으로 확장하다


둘째 날은 전통을 새롭게 해석한 무대가 펼쳐진다. ‘오늘의 춤’으로 확장하는 순간이다. 인천시립무용단은 강선영류 태평무를 바탕으로 한 <태평성대>(재안무 윤성주)와 <결>(안무 윤성주)을 선보인다. 전자는 왕실의 한 풍경을 무대에 섬세하면서도 경쾌하게 옮겨 왔고, 발디딤과 손놀림이 돋보인다. 후자는 묵직한 현의 울림과 절도 있는 박 소리로 문신의 의기를 드러낸다.
청주시립무용단은 설북놀이를 기반으로 한 <박병천류 진도북춤>을 무대에 올린다. 북채 두 개로 마치 장구처럼 다양한 가락을 연주하며 강한 북의 울림 속에 농악의 흥취가 살아난다. 익산시립무용단은 한영숙류 태평무를 깊이 있게 재해석한 <태평천무>(안무 최석열)를 선보인다. 땅에 사는 사람이 하늘의 춤을 담아내며 하나가 되는 세상을 열고자 한 작품이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은 <진경> 중 <뜰볼비+풍장>(안무 이혜경)을 통해 물·평야·농사·농악이라는 민속적 키워드를 오늘의 감각으로 전달한다. 호남평야의 벼농사를 배경으로 지역 공동체의 융합을 상징하는 농악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낸 무대다.
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은 「공자한거편」의 한 구절에서 영감을 얻은 <제(濟) - 나례>(안무 김혜림)를 펼쳐낸다. 돌의 침묵 위에 모인 숨이 흐트러지고, 다시 길을 찾는 장면으로 제주의 색을 무대로 불러낸다. 마지막으로 국립무용단은 <무고>(안무 정관영)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네 개의 북이 만들어 내는 역동적 장단이 관객의 가슴을 울리면서 끝을 장식한다.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는 전통춤의 뿌리와 오늘의 재해석이 만나는 자리다. 무용수들의 손끝과 발끝에서 빚어진 춤은 오래된 전통을 흔들며 지금 여기의 얼굴로 피어난다.



글. 차경주 국립극장 홍보팀에서 근무했다. 무대에 그려지는 몸짓과 호흡을 글로 옮기는 일을 좋아한다.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

일정 2025-10-30 ~ 2025-10-31 | 시간 목·금 19:30 | 장소 해오름극장 | 관람권 전석 1만 원 | 문의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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