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확인방법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단체 바로가기
전체메뉴 열기
퀵메뉴

계간 국립극장

  • 소식 · 참여
  • 계간 국립극장

2025년 10월호 Vol. 423

목차 열기

전통춤의 매력에서 발견하는 한국춤의 정수

내다 / 스페셜 1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 칼럼
전통춤의 매력에서 발견하는 한국춤의 정수

무속신앙을 포함한 민속문화, 또는 동양철학의 원형이 살아 숨 쉬는 무대를 통해
‘한국적인 것’을 제대로 보여 주는 자리다.



국립무용단 <신태평무>



퇴마사 소녀들과 저승사자들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 무속신앙의 계승자인 걸그룹이 악령으로 구성된 보이그룹을 물리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다. 아이돌을 현대판 무당으로 설정한 아이디어를 비롯해 민화 ‘호작도’의 까치와 호랑이, ‘일월오봉도’ 배경, 갓과 무기, 노리개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K-팝과 결합한 전략은 전 지구적 신드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현상에서 흥미로운 것은 전통적 요소들과 현대적 요소들이 맞물려 하나의 총체적인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세련된 춤과 음악, 서사와 테크놀로지가 녹아 있는 K-컬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였지만, 그것의 뿌리에 접근하는 시도는 드물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드롬의 진정한 성과는 단순한 관광 특수에 그치지 않는다. 새롭게 발견된 전통 요소들을 통해 기존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이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확장됐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담론은 그동안 ‘한국적인 것’의 개념 정립을 위해 달려 온 국립극장과 국립무용단의 행보와도 연결된다.

10월 30일부터 양일간 국립극장에서 국립극장과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열리는 첫 번째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는 무용단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10년 넘게 ‘한국춤인가 현대춤인가’의 지난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큼 파격적 변신을 거듭해 온 국립무용단의 행보를 돌아보면 이번 행사는 다소 뜻밖으로 여겨진다. 사실 그동안 무용단이 추구한 것은 정확히는 ‘한국춤의 영역 확장’이었다. 그 우선 과제로 ‘전통’ 하면 떠오르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국립무용단은 컨템퍼러리 댄스로서의 한국 창작춤 활동에 주력했고, 그 결과 동시대 관객의 감각을 충족하는 괄목할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만이 한국적인 것은 아니다. 어쨌든 한국춤의 정체성은 전통춤이라는 뿌리와 단절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연속선상에 있다. 김종덕 예술감독은 “한국인이 한국인의 몸으로 추는 것은 모두 한국춤”이라고 정의한다. 다만 안무 의도나 방향에 따라 방법론이나 원리만 오늘의 것으로 바꾸는 작업을 할 뿐이다. 결국 국립무용단의 궁극적 역할은 전통문화의 정서나 전통적 춤 원리를 현재화해 동시대 예술로 승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춤의 근간이자 보고寶庫인 전통춤에 대한 현대적 수용 작업을 이어 가는 것이다. 국립무용단과 이번 전통춤 축제의 연결고리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전통춤 축제’라는 이름에서는 이른바 ‘문화재 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국립무용단은 이번 첫 번째 축제의 부제에 행사의 취지와 방향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전통춤의 원형과 확장’이라는 이 테마는 이틀간의 일정을 대변하기에는 다소 거창해 보이지만, 원형의 탐구와 확장의 재미를 함께 추구한다는 의도를 잘 압축한 것이다. 기존 전통춤을 재현하는 첫째 날은 민속의 흥과 의례 등을 무대화한 작품들로 채워진다. 둘째 날은 좁은 의미의 전통춤을 넘어 그 언어를 새롭게 해석해 가능성을 모색하는 무대다. 전통춤의 재발견과 동시대화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한국춤을 탐색하자는 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가령 국립무용단의 <향연> 중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신태평무>(안무 조흥동)와 강선영류 태평무를 토대로 한 인천시립무용단의 <태평성대>(재안무 윤성주)는 ‘태평무’라는 전통춤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는 흥미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다.


(좌)국립무용단 <무고>, (우)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종덕



이런 기획이 지향하는 바는 물론 한국춤의 진정한 가치를 정립해 저변을 확대하는 데 있다. 흔히 한국춤의 저변 확대를 논할 때 매번 방송 프로그램이나 대중문화 콘텐츠를 사례로 드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예술 창작 현장에서는 그런 사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2025 대한민국 전통춤 축제>의 출발은 의미심장하다. 무당과 악령 같은 날것의 캐릭터가 아닌, 무속신앙을 포함한 민속문화, 또는 동양철학의 원형이 살아 숨 쉬는 무대를 통해 ‘한국적인 것’을 제대로 보여 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비로소 하나의 한국춤을 느낄 수 있는 ‘전통 재발견’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축제가 국립무용단뿐 아니라 전국의 국공립무용단이 함께하는 행사라는 점을 주목한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각 단체의 예술감독들이 머리를 맞대면 이 축제는 취지의 실현과 함께 오래도록 상생할 수 있는 행사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앞으로 부대 행사도 다채롭게 보완한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관객과 함께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특히 관객들에게는 각 지역 단체들의 개성 있고 수준 높은 무대를 통해 ‘한국춤’의 정수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바라본다.



글. 송준호 공연 저널리스트. 미학과 비평을 전공하고, 『주간한국』 『한국일보』 『더뮤지컬』을 거쳤다. 공연계의 다양한 변화를 오랫동안 주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창작과 이론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쓴다.

메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