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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호 Vol. 419
목차 열기국립극장·대한민국역사박물관 공동기획전 <공연예술, 시대를 담다>
공연예술은 어떻게 시대를 이야기하는가

한창 시위로 세상이 들썩이던 4월 초, 종로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았다. 국립극장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 <공연예술, 시대를 담다>가 며칠 전 막을 올린 참이었다. 통제로 인해 빗속을 30여 분이나 우회해 걸어야 했지만, 발걸음은 전혀 무겁지 않았다.
3층 주제관 앞에 도착해, 미디어 월에 상영 중인 짧은 영상을 보며 관람을 시작했다. 국립극장과 현대 공연예술의 역사를 압축해 기대감을 한껏 높여 주는 영상이었다.
전시는 서막과 본전시 1, 2부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서막: 역사를 쌓다’에서는 국립극장의 역대 주요 공연 포스터와 이를 재해석한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얼마 전 여성 국극을 다룬 드라마 <정년이>를 정주행한 터라, 포스터 전시만으로도 반가운 작품이 연이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디어아트를 통해서는 해외 수입작 등 더 폭넓은 장르의 공연을 접할 수 있어, 그간의 관극 경험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다. 3면의 분위기가 포스터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 마치 5분 만에 2,849개의 세계를 다녀오는 기분이 들었고, 이는 본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 주었다.

1부 ‘공연예술, 시대와 함께 숨쉬다’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답게 예술의 역사를 다룬 박물관에 온 느낌이 강하다. 공연예술은 시대의 화두가 되는 사건과 주요 변화를 포착해 작품을 창작하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1부 전시는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 속에서 공연예술이 어떻게 태동하고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국립극장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조명한다. 독립운동, 6·25전쟁, 올림픽 등 대한민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순간들과 새마을운동 포스터 같은 시대를 상징하는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찬란한 순간들을 공연예술을 통해 다시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2부 ‘무대미술, 공연을 창조하다’는 무대세트·의상·소품·설계 등 공연예술을 구성하는 다채로운 요소들을 조명하는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공연은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순간 완성되지만, 그 무대를 만들어 내기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이 쌓여야 가능한 완성임을 깨닫게 한다. <패왕별희> <정년이> 등 미디어에서도 유명한 작품들의 의상을 멍하니 바라보면,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떠오르고, ‘그 인물들에게 이 무대미술이 더해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공연의 감정과 의미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무대미술의 공감각적 역할은, 공연을 보고 있는 순간이 아님에도 공연을 생생히 떠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 같다.
공연예술은 늘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며,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시대의 감정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존재해 왔다. 그렇게 과거를 기억하게 하고, 현재를 느끼게 하며,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지금 이 시대와 오늘의 변화는 ‘그때 그 전시, 그 공연’으로 추억될지도 모른다. 먼 훗날 당신이 지나온 수많은 날을 의미 있게 추억하기 위해, 지금부터 공연예술과 조금 더 가까워져 보는 건 어떨까?

글. 홍석재 엔톡 청년기자단
영상. 김권영 엔톡 청년기자단
<공연예술, 시대를 담다> 엔톡 청년기자단 취재 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l72a_ZuZaHo?si=QODmMdAA-FiCRs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