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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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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호 Vol.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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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에 ‘나’를 더하다

풀다 / 예술배움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 김희진 강사 인터뷰

한국무용에 ‘나’를 더하다


온갖 미디어에 익숙한 아이들이 한국무용과 친해질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수강생들은 즐겁게 배운 한국무용에 창의성을 덧붙이며 자신만의 춤과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알파 세대의 ‘전통예술 유전자’를 일깨우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다. 익숙하지 않은 전통 장단과 춤사위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이는 순간을. 다른 나라의 전통예술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이 오묘한 흥과 향수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전통예술을 만나면 어김없이 발현된다는 측면에서 전승된 문화라기보다는 우리 몸속 깊이 새겨진 일종의 ‘전통예술 유전자’에 가깝다.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 세대’는 태어난 직후부터 인터넷과 SNS를 통해 전 세계 문화와 유행을 거의 실시간으로 습득 중인, 이전 세대와는 문화적 배경과 경험이 완전히 다른, 이른바 ‘문화 신인류’다. 과연 이들의 머릿속에도 앞서 이야기한 전통예술 유전자가 존재할까. 국립극장의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은 이러한 물음의 답이 ‘Yes’임을 증명하는 전통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다.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이 기반으로 삼는 전통예술은 한국무용이다. 초등학교 3~6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한국무용을 깊이 파고들지는 않지만, 따라 하기 쉬운 기본 동작을 배우고 그 위에 수강생들의 개성을 덧붙일 수 있기에 수강생들은 오히려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보다 한결 친근하게 한국무용에 다가서게 된다.

한국무용을 쉽고 재미있게 살펴보는 가운데 나만의 춤과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것도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의 특징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강사진도 한국무용 강사 3명과 연희 강사 1명으로 이뤄져 있다. 요컨대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은 한국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구성된 통합 전통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무용과 함께 다시 태어난 아이들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은 기수별 수강생 25명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2시간씩, 총 3차시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의 주 강사로서 상반기 2개 기수 교육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김희진 강사가 전반적인 수업 소개에 앞서 교육 중점 사항을 소개했다.

“수강생 범위가 초등학교 3~6학년으로 상당히 넓은 데다가 한 번에 25명을 가르쳐야 하다 보니 학생별로 수준 및 집중력의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든 수강생이 각자의 상황에 관계없이 오롯이 수업에 빠져들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창작하면서 한국무용과 우리 가락에 깃든 흥과 멋을 자연스럽게 느끼길 바랐는데요. 그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세부 프로그램별 연계성 강화에 힘썼습니다.”

‘춤추며 친해지자’를 주제로 한 1차시 수업은 어색함을 풀기 위해 모든 강사와 수강생이 각자 별명을 정하고 장단에 맞춰 이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출발한다. 이후 여러 걸음새를 배우고 동물의 걸음을 따라 하며 몸을 풀고, 한국무용의 팔사위 기본 동작 다섯 가지를 배운 뒤 이를 토대로 ‘기차놀이’ ‘한국무용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놀이를 진행함으로써 한국무용 특유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수강생들의 몸에 밸 수 있도록 이끈다. ‘군밤타령’을 배우고 자유롭게 개사하는 시간, 소고춤 기본 동작을 익히는 과정도 1차시에 이뤄진다.

2차시는 ‘춤추며 떠나는 모험’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1차시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수강생들만의 소고춤을 만들고, 3차시에 있을 공연을 구성하는 데 집중한다. 중간에는 소고를 활용해 수강생들끼리 낱말 퀴즈를 출제하고 맞히는 ‘소고 낱말 퀴즈게임’도 진행하는데, 단순한 놀이를 넘어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는 게 김희진 강사의 이야기다.

“소고를 활용해 제시된 낱말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이를 맞히다 보면, 예상을 뛰어넘는 움직임과 발상이 속속 튀어나오는데요. 이때 나온 다채로운 동작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몸을 얼마나, 어떻게 쓰면 되는지를 알려 주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움직임 창작의 재료 역할도 수행합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창작 활동이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죠. 이렇듯 수업에 포함된 여러 놀이는 그 자체로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자신감 및 창의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3차시 때는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활동이 펼쳐진다. 앞선 두 번의 만남과 모험을 통해 만들어 낸 춤과 이야기를 부모님 앞에서 발표하는 것. 이를 통해 수강생들의 창작 활동은 수업을 넘어선 공연으로 승화되며, 수강생들은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 움직임에 대한 즐거움과 자신감, 창작과 협업의 기쁨과 감동, 발표를 통한 긴장감과 뿌듯함 등을 온몸으로 실감한 끝에 한 단계 성장한다. 3차시 주제가 ‘다시 태어난 우리 춤’인 이유다.





전통예술에 담긴 ‘충만한 즐거움’


올 상반기에 진행된 2개 기수 교육은 김희진 강사에게 많은 추억과 보람을 선사했다. 1기 때는 전통예술에 관심이 많은 수강생이 다수 참가했는데, 쉬는 시간에 본인이 잘할 수 있는 민요나 판소리 한 대목을 친구들에게 들려주며 수업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희진 강사는 전통예술을 향한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과 사랑은 강사진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으며, 덕분에 더욱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낯선 환경, 모르는 친구들 앞에서 소심해져 있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누구보다 앞장서서 수업을 이끌어 가는 장면이 속속 펼쳐졌는데요.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이 전통예술 교육 프로그램 이상의 가치를 품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순간순간이었죠.”

얼마 전, 김희진 강사는 산책에 나섰다가 우연히 하교하는 아이들과 마주쳤다. 대다수 아이가 스마트폰 화면만을 내려다보며 터덜터덜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의 힘없는 뒷모습과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에서 마음껏 웃고 떠들고 움직이던 수강생들의 재기발랄한 모습이 오버랩됐다.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 아이들도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을 경험하면 참 좋을 텐데.’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뛰놀며 강사들, 친구들과 진심으로 교감하는 자리가 그리 많지 않은 시대잖아요. 이런 와중에 한국무용을 경험해 보고 전통예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까지 마련할 수 있으니,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올 하반기에도 2개 기수 교육이 진행되는데요. 국립극장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 정도의 용기와 여유만 내어 <어린이 예술학교> 초등반을 찾아 주세요. 기대 이상의 즐거움과 충만함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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