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2025년 6월호 Vol. 419
목차 열기국립무용단 <파이브 바이브>
한국 춤의 시간을 펼치는
맨즈 스테이지
국립무용단이 스무 명의 남성 무용수가 무대에 오르는 작품 <파이브 바이브>를 선보인다.
지난 4월 여성 무용수로 이뤄진 <미인>에 이어, 이번엔 남성 무용수만의 화려한 무대를 펼친다.
그 중심에 선 안무가 예효승을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예효승 안무가님, 반갑습니다. 다양한 무대에서 무용수이자 안무가,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벨기에 무용단 ‘레 발레 세드라베(현 라게스트)’에서 한국인 초청 무용수로, 국내에서는 2011년에 솔로 작품 <발자국>을 시작으로 에르메스·까르띠에·나이키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서 예술감독이자 안무가로 협업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무대의 활동 흐름을, 안무가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몸성’을 가지고 무용 공연을 긴 호흡으로 해오다 보니 외부와 협업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은, 유럽에서의 활동을 봐 주신 것도 같고요. 몸은 어느 분야에서나 필요한 것 같아요. 광고와 뮤지컬 분야에서는 오래 활동해 왔지만, 개인적으로 순수무용 창작에 대해 딜레마를 겪고 있던 시기에 영화 분야에서 무브먼트 디렉터 요청을 받게 되었어요. 이후 뜻하지 않게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죠. 그간의 활동과 경험이 장점으로 발휘되었지 않았나 싶어요. 몸의 움직임이 필요한 타 장르와 협업하는 것이 제 적성에 잘 맞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국립무용단으로부터 초청받게 된 거예요. 그간의 경험을 거쳐 순수무용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굉장히 설레고 큰 에너지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작품 제목인 <파이브 바이브>는 어떤 의미인가요?
미국 안무가 가브리엘 로스Gabrielle Roth가 제시한 다섯 가지 리듬, 카오스Chaos·흐름Flowing·정적Stillness·스타카토Staccato·릴리컬Lyrical에서 단초를 얻은 이 작업은, 그 형식을 차용하되 한국적 요소인 숨·시간·장단·흥·선(움직임)을 접목해 우리만의 리듬으로 해석하고자 해요. 이 다섯 가지 요소는 전통무용에도 포함되어 있어 현대적 움직임과의 접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이 요소를 굳이 드러내는 이유는 현대적 움직임과 전통 움직임의 접점이 있어서예요. 이 리듬을 사용해 전통과 현대의 움직임을 융합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탐색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무가님은 순수무용 분야에서 전통 요소를 가지고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기에, 지금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지금의 한국춤을 보여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 다섯 가지 리듬이 작품에 어떻게 적용되고 전개되는지 궁금합니다.
작품은 총 다섯 장면으로 구성되지만, 각 장면이 리듬을 하나씩 보여 주는 방식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작품의 시작은 패션쇼처럼 구성해 마지막 장면은 시간성을 드러내고 싶어요. 무용수들의 연령대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거든요. 개별적인 몸의 시간, 세대를 넘는 균형 그리고 우리만의 축제를 담고자 했습니다.
음악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나요?
저는 주로 작품을 만들 때 음악이 우선하고, 그것을 오브제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업해요. 지금은 음악과 국립무용단원들과의 연계성을 중점으로 안무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송광호 음악감독님이 무대에서 직접 디제잉을 하면서 EDM에 한국 장단을 인용하고 접목하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라이브 음악이 작품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인터랙티브하게 진행될 예정이에요. 다양한 전통음악을 원곡으로 믹싱해 현대곡으로 풀어냈습니다.
국립무용단과의 첫 작업에서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요?
많은 인원이 투입된 안무 작업은 이번이 처음인데 단체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 되면 좋겠어요. 물론 그 안에 개별성도 드러내고 싶고요. 장면이 시작되면 무용수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전개에서 파편처럼 개별성을 보여 주고, 자리로 돌아와 응집된 힘을 보여 주는 장면을 위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무질서해 보이지만 내부는 굉장히 체계적이고 질서 정연한 방식으로요. 장면 중에는 수어를 사용한 안무가 있어요. 다양한 무용 언어를 보여 주고 싶다는 차원에서 기존에 제가 몸으로 소통하던 방식에 수어를 들여와 소통하고자 이 장면을 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어 전문가를 모셔와 수어를 배우면서 이를 안무로 발전시키고, 무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수어가 매우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언어임을 깨달았습니다.
최근 예술 현장 전반에서 접근성 공연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이를 극장 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창작의 언어로 접근해 서로를 이해하고 언어를 확장해 나가는 이상적 과정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안무에 수어를 녹여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장면이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수어로는 어떤 말을 하나요?
특정 시구를 (수화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려 했는데, 수어를 배우면서 제가 즉흥적으로 문장을 만들어 보았어요. 현재의 관객에게 오랜 역사가 쌓인 국립무용단의 시간성을 보여 주고 싶어서요.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우리가 존재함을 다루고자 합니다. 수어 전문가에게 모니터링을 받으면서 수어를 사용하시는 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안무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좌)안무연출 예효승, (우)<파이브 바이브> 연습실
나와 타인과의 관계, 관계를 통한 존재의 의미로 다가오네요. 이 문장이 춤으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됩니다. 사운드와 무대미술 간 특성도 돋보이는데요. 춤의 파장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몸으로 감각하는 것으로 확장, 무용수들의 호흡과 진동이 공간으로 극대화되도록 연출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스피커를 대량으로 무대에 올릴 거예요. 숨은 개인과 공동체를 연결해 주는 통로라고 생각하거든요. 숨소리를 드러내는 스피커를 통해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가 닿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바닥은 댄스플로어가 아닌 쿠션감과 탄성이 있는 매트를 사용해 한국무용과 전통무용의 제한적 움직임을 깨뜨리는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무용수가 몸을 자유롭게 사용해 움직임의 가동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 면에서 아크로바틱 움직임도 사용될 것 같아요.
중력을 뿌리로 두는 전통, 한국무용에서 땅에 탄성을 준다는 것만으로 전통과 한국무용의 춤성은 매우 달라질 것 같아요. 꽤 실험적입니다.
단원들이 매트 위에서 연습하면 동작 자체가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굳이 멋지고 고난도의 테크닉을 사용하기보다 이미 가진 움직임 자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려 했습니다.
의상도 기존과 다른 접근이 있을까요?
데님 소재를 포함해 소재의 질감과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 나는 소리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요. 작품이 전개될수록 점차 의상의 색을 빼며 본질만 남기는 흐름을 함께 구상하고 있고요. 남성의 강함과 그 안에 담긴 섬세함까지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번 작품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그래프를 사용해 시간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선 안에 인간의 진화와 우리의 전통, 시간성이 호흡하며 하나의 그래프로 이야기가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무용단 남성 무용수들 및 제작진과의 작업으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1년간 프리프로덕션을 진행해 왔고, 지금 인터뷰하는 시점은 프로덕션이 시작된 찰나예요. 오랜 시간을 무용단, 제작진과 함께 교류하고 리서치하면서 서로 각자의 언어를 잘 인지하고 있죠. 작품 안에 충분하게 들어와 있음에도 더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상태예요. 단합 또한 굉장히 잘 되어 있고요. 미장센을 담당하는 제작진이 연습 초반부터 많이 참여해 주고 있고, 무엇을 어떻게 구상할지 계속 메모하며 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어벤저스입니다.(웃음)
문화기획자이자 칼럼니스트로 현재 이타미준건축문화재단 전략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무용 웹진 ‘춤in’ 편집장·편집위원, 『춤과사람들』 기자로 일한 바 있으며, 스튜디오그레이스 기획사 대표이다.
국립무용단 <파이브 바이브>
일정 2025-06-25 ~ 2025-06-29 | 시간 수·목·금 19:30, 토·일 15:00 | 장소 달오름극장
관람권 R석 4만 원, S석 3만 원 | 문의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