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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호 Vol.370

참여자와 시선을 맞추면 마음이 열린다

극장사람들 | 예술교육팀 정윤선

 

온라인 강의가 교감에 취약하다고? 맞춤형 사전 준비는 필수, 아이가 직접 체험하고 서로 대화하는 강의라면 온라인으로도 마음이 전해진다

 

왜 예술교육 기획자가 됐나요?
처음부터 예술교육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어려서부터 다양한 악기를 접하며 자랐고 고등학교에서 해금을, 대학교에서 한국예술학을 전공했는데 그 과정에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자라난 것 같아요. 예술교육 기획자가 된다면 내가 그동안 배워온 예술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국립극장에 들어온 후 어떤 업무를 맡아왔나요.
2020년 1월 국립극장에 입사해서 가장 처음 맡은 사업이 ‘어린이 예술학교 겨울방학’이었어요. 그런데 1월 후반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열심히 준비한 사업이 불과 개강 며칠 전에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죠. 그래서 ‘어린이 예술학교 여름학교’는 첫 구상 단계부터 온라인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습니다. ‘겨울학교’와 ‘여름학교’ 모두 같은 교육 단체인 드라마라운지와 협력해서 제작하고 있는데, ‘겨울학교’는 막바지까지 모든 준비를 마무리한 시점에서 사업이 취소돼 모두 상심이 컸어요. ‘여름학교’는 무슨 수를 쓰든 수강생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습니다. 

 

2010년부터 진행된 ‘어린이 예술학교’가 처음 온라인으로 전환됐습니다.   
‘어린이 예술학교’ 역사상 온라인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한 반에 스무 명씩 오전, 오후반으로 총 40명 신청을 받았는데 단 하루 만에 선착순 마감이 됐어요. 단시간 내 마감되니 높은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걱정되더라고요. 


최근 초등학교에서 비대면 교육을 많이 하지만 어린이들의 집중도가 낮다는 얘기를 접했기에 어린이의 시선을 붙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온라인으로 예술을 전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잘 집중하던가요?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집으로 미리 교육 꾸러미를 보내주고, 단체 대화방을 통해 온라인 강의실에 입장하는 방법이나 강의 순서, 준비물을 공지하며 수업 전까지 어린이와 학부모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콘텐츠를 구성할 때에도 일방적 강의가 아닌 연극 놀이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발표하고, 교재로 받은 나무 브로치를 마음껏 꾸며보는 등 체험 중심 강의로 구성하니 어린이들이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온라인 강의이지만 수강생들 간의 교감을 놓칠 수는 없어서 소그룹으로 5~7명씩 조를 이루어 토론하게 하니 같은 모둠이 된 친구들끼리 쉬는 시간에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너 몇 살이니?” “나는 장충초등학교 다니는데 너는 어느 학교 다녀?” 등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며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고 온라인 교육이 교감에 취약하다는 생각은 선입견이구나 싶었지요.

 

교구재가 든 교육 꾸러미를 미리 어린이 수강생들에게 보냈다고요.
마다가스카르, 피리, 낭독 대본이 담긴 교재 등을 꾸러미로 만들어 택배로 보냈어요. 어떤 교재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을지 하나하나 조사하면서 구입해야 해 품이 많이 들었죠. 강사가 직접 아이들을 격려할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스스로를 칭찬해 주자는 의미로 ‘참 잘했어요’ 스티커도 동봉했어요. 시각적으로도 예쁜 꾸러미가 가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잖아요. 어마어마한 양의 교구재를 팀원들과 함께 종일 포장했는데,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어린이예술학교가 끝난 후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돼 애착이 형성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강의가 끝난 후 한 학부모가 전해준 후기가 감동적이었어요. 아이가 강의가 끝난 후에도 단체 대화방에서 퇴장하지 않고 머물러 있었대요. 왜 혼자 대화방에 남아 있느냐고 물었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수업이 끝나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져 아쉽다고 했대요. 그 말을 전해 듣고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오갈 수 있구나 싶어서 뿌듯했습니다. 한편으론 빨리 대면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요.

 

앞으로 어떤 교육을 기획하고 싶나요.
입춤, 판소리, 사물놀이를 일반인에게 가르치는 ‘전통예술아카데미’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로 중장년층이 수강생으로 참여하는데 어떤 플랫폼이 적합할지 고민하다 네이버 밴드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어르신들이 네이버 밴드를 통해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하신다고 들어서 사용법이 친숙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어린이 예술학교’를 온라인으로 마치고 보니, 어르신들도 유연하게 교육을 잘 받아들이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온라인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열릴 것이라고 믿게 됐습니다.

 

(위) 참 잘했어요 스티커 수업에 참여한 스스로를 칭찬하자는 의미로 모두에게 스티커를 보냈어요

(왼쪽) 리듬악기 극에서 나오는 다양한 소리를 스스로 만들어볼 수 있는 악기입니다

(오른쪽) 넌 이름이 뭐니? 낭독 대본과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의 참여도를 높였습니다

 

우다슬 국립극장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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