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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호 Vol.359

메리 국악 크리스마스

국립국악관현악단 윈터 콘서트

 

국악기 연주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고, 영화의 감동을 음악으로 다시 소환하는 특별한 경험. ‘윈터 콘서트’는 익숙함 속에서 발견한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여기저기에서 각양각색 콘서트가 열린다. 2018년에 시작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윈터 콘서트’ 역시 연말을 맞이해 열리는 공연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다양한 행복과 즐거움을 전하는 음악회로,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연을 준비했다.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함께하며, 국악 관현악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영화음악·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조화로운 콘서트를 선보인다. ‘윈터 콘서트’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특별한 연말 공연으로 탄탄히 자리매김 중이다.
90분간의 콘서트는 5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진행된다. 서양음악과 국악이 만날 때 주로 한두 개의 국악기가 협연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 달리, ‘윈터 콘서트’는 20여 개의 동서양 악기를 빼곡하게 무대에 채워 넣는다. 거문고와 비올라가, 대금과 트롬본이, 꽹과리와 드럼이 하나의 곡을 연주한다. 공연은 익숙한 곡에 새로운 요소를 더함으로써 편견을 깨고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또한 최고 게스트와의 협연도 준비돼 있다. 올해는 경기민요를 모티프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깨는 이희문과 ‘놈놈’(김주현·조원석)이 ‘난봉가’ ‘청춘가’ ‘이리렁성 저리렁성’ 등의 곡으로 흥겨운 공연을 선물한다. 이희문과 ‘놈놈’은 간드러지는 경기민요 특유의 창법에 더해진 독특한 외형의 퍼포먼스로 이미 다수의 공연과 방송에서 특별함을 뽐내왔다. 흥에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팀인 만큼 이번 공연이 후끈 달아오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희문과 ‘놈놈’의 신명 나는 무대뿐 아니라 부드러운 목소리로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테이의 무대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초청된 테이는 발라드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대표곡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로 데뷔해, 5주 연속 음악 방송 1위를 거머쥐며 단숨에 발라드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이번 공연에는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와 ‘Desperado’ ‘The christmas song’ 등을 노래한다. 대중의 귀에 익숙한 대중가요나 팝은 국악기 반주 위에서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낼 것이다.
‘윈터 콘서트’가 특별하게 선보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필름 콘서트’다. 필름 콘서트는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을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실제 연주하며 실시간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공연이다. 영화음악의 중요성을 강조한 형태의 이러한 콘서트는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인식돼 최근 공연계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공연되는 ‘윈터 콘서트’는 시즌에 맞춘 영화를 선정해 10분가량 하이라이트 연주를 선보인다. 지난해 준비한 영화 ‘나 홀로 집에’는 색다른 연주가 주는 신선함뿐만 아니라 관객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했다. 올해의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 영화는 언어를 뛰어넘는 이성 간의 사랑부터 긴 세월을 함께 보내온 로커와 매니저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사랑을 담아낸다. 국악기로 표현할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기대해도 좋겠다.
결국 ‘윈터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악과 양악이 적절히 믹스 매치된 편곡 그 자체에 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작곡가 이지수가 편곡에 참여한다. 서양음악을 전공한 이지수와 국악의 만남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편곡해 피아노연주로 담은 ‘아리랑 랩소디’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15년에는 국악의 전통 리듬에 풍부한 클래식의 화성,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더한 앨범 ‘아리랑 콘체르탄테’를 발매해 아리랑의 아름다움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구현해 선보였다. 영화 ‘올드보이’와 ‘건축학개론’ 등 다양한 영상 매체의 음악을 담당하며 끊임없이 대중과의 접점을 찾아온 그의 행보가 국악으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악기의 쓰임과 특성을 정확히 알고 작곡에서 편곡, 실연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음악 전체를 관장하는 이지수의 작업 방식이 콘서트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뿐만 아니라 광고·영화 등 영상예술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 중인 영화감독 김형석이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그는 여우락 페스티벌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필름콘서트 ‘여우락 영화관’(2015·2016)을 연출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호평받은 바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윈터 콘서트’에 참여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전통을 바탕으로 현재를 담아내는 새로운 시도가 젊은 국악인들을 중심으로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자람과 박인혜, 이승희 등의 여성 소리꾼은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창작 판소리를 꾸준히 만들고 있으며, 국악 그룹 이날치는 철저한 국악적 테크닉 위에 이디엠EDM 감수성을 얹어 완벽하게 다른 판소리 ‘수궁가’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을 ‘모던 가야그머’라 칭하는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의 노래를 비롯해, ‘어벤져스’나 ‘알라딘’ 같은 영화의 테마곡을 국악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아티스트들도 있다.
‘전통’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국악은 여전히 고리타분하다는 편견과 싸운다. 그럼에도 지금의 시대와 감정을 담아내는 작업은 꾸준히,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새로운 국악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윈터 콘서트’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악으로 듣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장경진 공연예술을 기록하는 13년차 공연 칼럼니스트. 2019년 6월부터 공연예술 월간지 ‘여덟 갈피’를 발간하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윈터 콘서트’
날짜 2019년 12월 19~20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5만 원
문의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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