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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호 Vol.351

'성웅 이순신'

두고 두고 회자되는 공연 기록┃국립극장 준공 기념 공연

국립극장 준공 기념 공연
‘성웅 이순신’
1973년 10월 17~28일

 

현재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는 국립극장은 1973년 명동 시대를 마감하고 1973년 10월 17일 남산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당시 약 27억 원이라는 엄청난 공사비를 들여 1967년에 공사를 시작했고 6년 만에 완공했다. 이때, 국립극장이 남산으로 본거지를 옮기고 새 극장의 준공을 기념해 만든 작품이 바로 국립극단의 ‘성웅 이순신’이다.

 

 

 

당시 14대 극장장이던 김창구는 안내 책자에 8년 전에 일어난 국보 난중일기 도난사건을 계기로 충무공의 애국애족 정신을 인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순신의 업적을 무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무공 이순신은 국민에게 지속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는 위인이고, 또 당시 국립극장의 모토가 민족문화예술의 정립과 발전이었기 때문에 이순신을 주제로 한 내용의 공연을 상연하는 것에 특별한 이견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준공 기념 공연 ‘성웅 이순신’은 나라를 구한 영웅 이순신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신예 극작가 이재현이 대본을 쓰고 연출에는 허규, 주인공 이순신 역은 배우 장민호가 맡았다. 이 공연은 국립극단원뿐만 아니라, 당시 국립극장 전속단체로 있었던 국립합창단·국립가무단·국립발레단 등 총 240명이 함께 협연한 대규모 연극 공연이었다.


이렇게 대규모의 공연으로 연출된 것은 물론 준공 기념 공연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새로 만든 극장의 규모를 보면 무대 넓이가 400평(약 1,322m2)으로 명동 시절 시공관에 비하면 28배에 달했고, 이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만 했다. 또한 무대는 자동 회전과 수평이동, 입체 승강이 가능했고, 100명의 연주가 가능한 오케스트라 피트와 1,494석의 객석, 자동 조명 및 냉난방 시설을 갖추어 말 그대로 당시로는 초현대식 대형 극장이었다.

 

 


최신 장비를 갖춘 대형 극장에 대한 기대와 너무나 잘 알려진 충무공 이순신의 일대기 때문이었을까, 이 공연은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1973년 10월 18일자 동아일보의 연극평과 10월 20일자 경향신문의 칼럼을 보면 이순신과 원균의 대비가 두드러지지 못해 극적 긴장감이 약해 충무공에 대한 인간적인 묘사가 아쉽고, 춤과 노래 등의 조화가 부족하며,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침통한 분위기에다가 사극의 고질적인 느린 속도와 발성 및 대사 처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했다. 또한 연출자와 기술진이 현대 무대 시설에 미숙해 규모에 비해 평면적인 무대 연출로 기계 시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새로운 무대 기술 분야의 다양한 활용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10월 17일 준공 기념 공연은 당시 대통령 내외는 물론 문화예술계·정재계·언론계 등의 관객을 전석 초대한 자리였다. 필자는 2013년 국립극장 남산 이전 개관 40주년 기념 전시인 ‘'73.10.17. 국립극장, 남산시대를 열다’를 준비하면서 당시 문화공보부장관이던 윤주영 장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배우와 공연 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필이면 첫 공연의 마지막 극적인 장면에서 무대를 회전시켜야 하는데 기계가 정지됐고, 공연 종료 5분을 남기고 무대의 막을 내렸다가 다시 올려 공연을 마쳤는데, 관계자들이 몹시 진땀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일화를 바탕으로 첫 공연 ‘성웅 이순신’은 국제 규모의 무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과제를 남겼다.


해오름극장은 2004년에 이미 한 번의 리모델링을 거쳤는데, 2020년 국립극장 개관 70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번 새롭게 개선될 예정이다. 2020년 해오름극장 재개관에는 어떤 공연이 무대에 오를지 기대된다.

 

하을란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연구사

 

참고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73.10.17. 국립극장, 남산시대를 열다’ 기획전시 도록, 2013.

동아일보, 1968년 1월 10일자 1~3면.

동아일보, 1973년 10월 18일자 5면.

경향신문, 1973년 10월 20일자 5면.

 

국립극장 준공 기념 공연 ‘성웅 이순신’
일자      1973년 10월 17~28일
장소      국립극장 대극장
극작      이재현
연출      허규
작곡      박재열
안무      정병호
합창지휘 나영수
무대장치 최연호
출연       장민호·이기홍·정애란·손숙·민승원·고설봉·강규식 외

 

공연예술자료 이용안내
국립극장 소장 자료는 공연예술 디지털아카이브 홈페이지(http://archive.ntok.go.kr)에서 누구나 쉽게 검색 및 열람이 가능하며 직접 방문하면 보다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공연예술자료실(방문이용) 02-2280-5834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온라인) 02-2280-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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