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2월호 Vol.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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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정오의 음악회’가 따스한 봄 햇살만큼 포근한 우리 음악으로 관객과 첫인사를 나눴다.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관객과 마주해온 ‘정오의 음악회’가 올해는 또 어떤 기쁨의 순간을 선물할지 기대해보자.
2018년 11월 7일. 비가 올 듯 말 듯 오락가락한 날씨. 오전 10시 30분 무렵이 되자 하늘극장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인과 함께 온 중년의 여인들, 모녀 혹은 부부인 것 같은 사람들. 그리고 승복 차림의 승려들…. 때마침 서너 대의 빨간 대형버스가 미끄러지듯 들어왔고 순간 초등학생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국립극장을 가득 메운다. 멀리 보이는 목멱의 단풍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2009년에 시작해 국립극장의 스테디셀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정오의 음악회’는 다양한 관객이 우리 음악을 즐기는, 소소한 평일 오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브런치 콘서트다. 3~6월 그리고 9~11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 공연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웅장한 연주가 음악회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다른 브런치 콘서트와는 다른, 차별화된 공연이기도 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음악이 준비돼 있어도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소개하지 못하면 그만큼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회자 박정자는 탁월한 진행자라 할 수 있다. 어떠한 국악 공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진행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노련한 사회자의 정제된 진행과는 다른, 친근하면서도 핵심이 살아 있는 진행으로 관객이 음악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본격적인 연주에 들어가기 전, 도입부의 ‘다스름’처럼 “안녕하세요? 연극배우 박정자입니다”로 시작하는 오프닝 멘트는 관객의 마음을 열어주고 음악회에 몰입하게 한다.
2019년 ‘정오의 음악회’ 상반기 공연은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3월은 여행, 4월은 사랑, 5월은 엄마, 6월은 평화다. 새로운 출연자와 음악, 그리고 이야기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3월 6일에 열리는 첫 공연은 독일 함부르크 브람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박상후가 지휘봉을 잡는다. 또, 여성 포크록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장필순이 ‘제비꽃’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등을 부른다니 부드럽고 감성적인 그녀의 목소리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어울림을 기대해본다.
글 박근희 1995년 MBC TV ‘샘이기픈믈’을 시작으로 KBS 클래식FM과 국악방송 등에서 라디오 원고를 썼다. 리뷰?칼럼?기사 쓰기 등 국악과 관련된 많은 일을 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새롭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