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호 Vol.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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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다들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연말 풍경도 달라졌다. 누구와 함께하더라도 편안하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줄 선물 같은 시간을 기다린다면 지금 ‘윈터 콘서트’를 주목해보자.
제일 먼저 준비된 선물은 크리스마스 연곡이다. 50인조 국악·서양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오직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이 빚어낼 수 있는 마법일 테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연말이라면 빠질 수 없는 영화 상영도 준비돼 있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스크린 위로 흐르면 그에 맞추어 귀에 익숙한 삽입곡이 연주된다. 이들 무대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과 새로움이 주는 즐거움을 동시에 선물할 것이다.
또한 국악계와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활약도 돋보일 예정이다. 먼저 올 한 해 국립창극단 ‘심청가’와 ‘흥보씨’ ‘우주소리’ 등에서 바쁘게 열연한 젊은 소리꾼 유태평양이 전통 판소리 협연과 현대곡을 멋들어지게 소화해낼 계획이다. 이어서 뮤지컬 배우들의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올해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와 ‘프랑켄슈타인’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이어온 한지상이 20일 ‘프랑켄슈타인’ 중 ‘너의 꿈속에서’ 등을 들려준다. ‘안나 카레니나’와 ‘웃는 남자’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디바 정선아는 21일 뮤지컬 ‘위대한 쇼맨’ 중 ‘Never Enough’ 등을 선보인다. 공연예술계의 빛나는 미래이기도 한 이들의 무대는 새롭게 빛날 한 해를 준비하는 연말에 그야말로 걸맞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무대는 본래 국악관현악곡인 ‘신뱃놀이’를 동·서양 혼합 편성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 선보인다. 뱃놀이의 흥과 바다의 멋을 신명 나는 장단으로 풀어낸 이 곡이 ‘윈터 콘서트’ 무대가 빚어낼 축제 분위기에 어떻게 어우러질지도 기대되는 점이다.
이번 ‘윈터 콘서트’의 작곡과 편곡은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올드보이’ 등의 음악감독으로 익히 잘 알려진 작곡가 이지수가 맡았다. 영화·드라마·무용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온 이지수는 ‘여우락 영화관’ ‘다섯 판소리’ 등을 통해 이미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여러 차례 작업해온 바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찰떡 호흡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보장하리라 생각된다. 세련된 무대 매너와 재치 있는 해설로 관객과 소통하는 지휘자 최영선의 손끝이 이러한 다채로운 곡에 활기찬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글 이채은 ‘현재’의 삶을 바꾸는 ‘고전’을 공부하기 위해 읽고 쓴다. 서강대학교에서 판소리계 소설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 문학과 예술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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