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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호 Vol. 341

몸과 마음을 힐링하다

프리뷰 2┃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싱그러운 꽃향기가 풍기는가 싶더니 어느덧 녹음이 한가득 퍼졌다. 그사이, ‘정오의 음악회’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우리 음악으로 상반기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다.

 


세월이 참 빠르고도 빠르다. 지난 3월, 꽃샘추위를 이야기하며 시작했는데, 개나리 진달래 한창이던 꽃다운 4월을 지나, 연초록 잎 싱싱한 5월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6월이 됐고 ‘정오의 음악회’ 상반기 공연은 마지막 공연만을 남겨놓고 있다. 한 해의 반이 가버리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바빠지고, 여름 못지않은 더위 때문에 몸도 지치는 6월. 몸이 힘들고 마음이 팍팍해 머리가 산란하지만 여행을 가고 싶어도 시간이 없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진한 커피를 마셔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음악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해보는 것은 어떨까? 6월 20일에 열리는 ‘정오의 음악회’와 함께 말이다.


힐링의 첫 단계로 시끌벅적 위풍당당, 대취타와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6월 ‘정오의 음악회’ 첫 번째 무대는 행진 음악 ‘대취타’를 토대로 작곡된 ‘대취타 역易’이다. 불고吹 치는打 악기로 연주하는 대취타는 왕이나 귀인의 행차, 군대 행진에서 연주됐고 그래서 호령을 하는 듯한 가락이 특징이다. 작곡가 원일에 의해 재해석된 이 음악은 원곡의 수려함과 꿋꿋한 느낌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서양 타악기와 함께 리듬의 유희를 즐길 수 있으며 타악 연주자·취타대·관현악단 순으로 연주자들이 입장하면서 음악이 풍성해지는 새로운 연주 형태를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무대가 될 것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첫 무대의 긴장감과 떠들썩한 분위기를 잠재우는 듯 차분한 분위기로 시작하는 오혁 작곡의 거문고 협주곡 ‘강상유월’이다. 이 음악은 강 위에서 달이 노니는, 혹은 강 위에서 내가 달과 노니는 듯한 서정적인 풍류가 담긴 작품이다. 풍류를 즐기기에 적격인 악기, 거문고가 특유의 묵직한 울림으로 관현악과 어우러지면서 다양한 연주법과 리듬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풍류의 세계를 선사한다. 특히 이 음악은 카덴차 연주가 특징이라고 하니 놓치지 말기 바란다. 거문고 협연은 국립국악관현악단 마현경 단원이 맡았다. 또한 반복적인 ‘동형진행’을 통해 표현되는 물의 흐름과 찰랑거림, 그 위로 비치는 달 그림자의 흔들림을 느끼며 강과 달이 함께하는 힐링의 시간을 즐겨보자.

 

‘정오의 음악회’의 다섯 코너 중 가장 중심에 위치하는 ‘전통의 향기’는 한국음악의 전통을 만끽하는 자리로 이번 공연에서는 생소병주 ‘수룡음’을 선보인다. ‘생’과 ‘소’, 즉 생황과 단소의 병주는 우리 악기 중 가장 잘 어우러지는 2중주로 정평이 나 있다. 신비로운 음색의 생황과 청아한 음색의 단소가 어우러지는 음악 수룡음은 조선시대에 풍류방에서 즐겨 부르던 성악곡인 ‘가곡’이 기악화된 것으로, 전통악기 중 유일한 화음악기인 생황의 깊고 부드러운 음색 위로 하늘거리듯 맑고 고운 단소의 가락이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물을 다스리는 용이 읊는다’는 제목처럼 ‘평화로운’ 느낌의 수룡음을 들을 때, 지그시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는 것은 어떨까? 물 흐르듯 유려한 음악과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힐링은 몸과 마음의 치유와 회복을 뜻한다. 수룡음과 함께 호흡을 고른 뒤에는 ‘회복’을 위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 ‘정오의 음악회’ 네 번째 코너인 ‘이 음악이 좋다’ 에서는 노래하는 음유시인, 안치환이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한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멤버로 1980년대에 언더그라운드 포크 록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안치환은 우리의 삶과 사랑을 노래해온 싱어송라이터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가수, 안치환이 들려주는 인생과 사랑 노래를 듣다 보면 일상을 살기 위한 에너지가 충전될 것이다.


‘정오의 음악회’ 6월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음악은 ‘아리랑 환상곡’이다. 북한의 작곡가 최성환이 1976년에 작곡한 이 음악은 2008년에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Lorin Mazzel)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평양에서 선보이기도 했는데, 국악관현악곡으로 편곡된 이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공연을 마무리하기에 아리랑만 한 곡이 또 있을까?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아리랑이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구슬프게 때로는 힘차게 연주되며 가슴에 와닿는다.
이번 공연 역시 5월 ‘정오의 음악회’ 공연의 진행을 맡았던 연극인 박정자가 국악 길라잡이가 되어 무대에 선다. 친근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 그리고 삶의 여유와 연륜이 묻어나는 그녀와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자.

 

 

 

박근희 1995년 MBC TV ‘새미기픈믈’로 방송 활동 시작, KBS 클래식FM과 국악방송 등에서 라디오 원고를 썼다. 공연·영화 등 여러 분야에서 국악과 관련된 칼럼·기사 쓰기를 비롯해 많은 일을 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새롭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날짜       2018년 6월 20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2만 원
문의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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