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빠른예매 바로가기 사이트 지도 바로가기
월간미르 상세

2018년 04월호 Vol.339

음악과 함께 약동하는 일상

예술 배움|아마추어 관현악단 3기 하태국·홍형철

 

바쁜 생활 때문에 좋아하는 악기를 내려놓았던 두 사람. 다시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오자 주저하지 않았다. 단조롭던 삶에 경쾌한 리듬이 생겼다.


일주일에 두 번, 직장 일을 마치면 어깨에 악기를 메고 서둘러 국립극장을 찾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국립극장 아마추어 관현악단에 2기째 참여하고 있는 홍형철·하태국 씨다. 대금을 연주하는 홍형철 씨는 대학생 시절 국악동아리에서 처음 대금과 인연을 맺었다. 소리를 한번 내보라는 선배의 권유에 응해 대금을 불었더니 소리가 꽤 좋아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찾아 기쁜 마음도 잠시. 학교를 졸업한 후 직장 생활을 시작하자 연주할 여유가 없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쉬움이 크게 남아 국립극장 아마추어 관현악단을 찾았다. 아마추어 관현악단에서 거문고 파트를 맡고 있는 하태국 씨도 대학교에서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하기 위해 국립극장을 찾았다.


“친하게 지내던 대학교 동기 중에 거문고를 연주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축제에서 다른 악기 연주자와 합주하는 모습이 멋졌죠. 저도 무척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포기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제가 거문고에 관심이 있다는 걸 눈치채곤 산조 CD를 선물로 줬어요. 또 이사를 가면서 자신이 쓰던 거문고를 흔쾌히 내주더라고요. 덕분에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1년 6개월 정도 거문고를 배웠는데 정말 평생 악기를 만난 것 같아요.(웃음)”


홍형철 씨와 하태국 씨는 아마추어 관현악단을 이미 두 번 수료했지만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며 입을 모았다. 열정적인 단원들과 모여 합주를 하면 연주 기량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그들은 연주 실력이 부족한 초보라도 부담 없이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형철 씨는 아마추어 관현악단에 참가하기 전, 마땅한 연습 공간이 없어 난처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국립극장에 고마움을 표했다.


“최적의 공간에서 아마추어끼리 합주할 수 있는 모임은 이곳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강사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봐주셔서 실력도 부쩍 늘었어요. 수업 분위기도 늘 활기차고 웃음이 넘치죠.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어서 저는 다른 건 신경 쓸 필요 없이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아마추어 관현악단과 함께하고 싶어요.”


아마추어 관현악단의 수료공연은 그들에게 값진 추억이 되었다. 홍형철 씨는 여러 공연 무대에 선 경험이 있지만, 아마추어 관현악단 수료공연만큼 성취감이 큰 무대는 몇 없었다고. 하태국 씨와 국악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준 것도 수료공연의 공이 크다. 그는 성실히 거문고를 배우면서도 예술과는 아득히 먼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박수갈채를 받는 순간 한 뼘 더 나아갈 자신감을 얻었다.


“첫 수료공연 때는 너무 떨려서 정신이 없었어요. 지휘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 채 악보만 봤죠. 부디 조금만 틀리자고 주문을 외우면서요.(웃음) 공연이 끝나자 우리를 지도하던 강사님께서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셨어요. 관중석에서 ‘아빠’를 외치며 응원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감개무량했습니다. 앞으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누구보다 아마추어 관현악단에 애정이 깊은 두 사람은 단원들 간에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랐다. 지난해 아마추어 관현악단 2기에 활동한 하태국 씨는 당시 거문고를 지도한 오경자 강사의 지원으로 단원들과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추월만정秋月滿庭’ 공연에 참석해 ‘우현의 춤’을 연주했다. 이를 계기로 단원들과 뜻을 모아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모임을 주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2기 단원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합주 연습을 이어가며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으면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그때 다가온 기회를 망설이지 말고 꽉 잡아야 해요. 분명 또 다른 행복한 삶이 나를 반겨줄 거예요. 우선 저지르고 봐요.(웃음)”


박효린 좋아하는 것을 힘껏 좋아하기 위해 이불 밖으로 나온 기획자
사진 김창제

 

국립극장 아마추어 관현악단
‘국립극장 아마추어 관현악단’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16년 처음 시도한 국악계 최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로 올해 3회를 맞이했다. 가야금·거문고·대금·피리·해금·아쟁·타악 등 총 7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2개월간 국립국악관현악단원들의 전문 강습을 통해 다양한 국악 창작곡과 연주법을 익힌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과정으로 국립극장 무대에서 발표회를 가진다.

사이트 지도

사이트 지도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