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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Vol.366

클럽 혹은 굿판

깊이보기 둘 | 인생 꽃 같네



 박동준


눈으로 보고 귀로 즐기니 저절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와, 인생 참 꽃 같네!”

올해 1월,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 반가운 이름이 실렸다. 미국 글로벌페스트globalFEST 무대에 오른 악단광칠이었다. 이들의 음악적 뿌리와 퍼포먼스란 두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낸 기사를 보면 악단광칠의 예술이 말이 통하지 않는 먼 나라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악단광칠은 세계 최대 월드뮤직 쇼케이스 중 하나인 워멕스WOMEX에서도 충분히 그 가치를 입증했다. 현장에 다녀온 이들의 간증 아닌 간증은 물론이요, 무대를 본 이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그 결과 미 공영 라디오인 엔피알NPR부터 각종 해외 축제까지 고루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제 막 해외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과정부터 심상치 않다. 악단광칠이 훌륭한 음악을 하고 멋진 무대를 꾸린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해외에서도 이토록 좋아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서도 소리를 기반으로 한국의 전통악기를 편성한 악단광칠은 밴드인 동시에 퍼포먼스 그룹이다. 그래서 그들의 음악은 귀로 듣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눈으로도 보길 권한다. 여우락에서 선보이는 무대는 대부분 신보이기 때문에 예습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악단광칠의 전작 앨범을 듣고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오면 이들의 음악을 즐기는 데 도움 될 것이다. 워낙 특색이 강렬해 연구 영역에서도, 전수 영역에서도 언제나 회자하는 서도 소리이지만 악단광칠만큼 그 색채의 중요한 특징을 살리면서도 깔끔하게 선보이는 이들도 드물다. 케이팝 그룹을 연상시키는 멋진 의상과 잘 짜인 군무는 국악기로만 가득한 
무대가 지닐 법한 편견을 허문다. 여기에 국악기와 전통 소리로 구성돼,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연주와 합을 선보이는 악단광칠을 보면 금세 좋아할 수밖에 없다. 국악이라는 두 글자에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지녔다면, 악단광칠의 무대를 일단 한번 객석에서 지켜보자. 굿이 박진감 넘치는 극적인 종합예술이라면 이들의 무대는 잘 다듬어진 동시대 종합예술이다. 물론 그 안에 있는 긴장감이나 가사의 의미, 무가 특유의 정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번 여우락에서 악단광칠은 신보 2집 수록곡 ‘노자노자’ ‘와대버’ 등을 무대에 올린다. 황해도 무가를 비롯한 서도 소리를 기반으로 민요와 판소리 대목 등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악단광칠의 두 번째 앨범은 ‘위로’ ‘자유’ ‘일탈’ 세 단어가 열쇳말이다. 자유를 향한 일탈의 노래 ‘인생 꽃 같네’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앨범과 무대는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현실을, 그 안에서 받을 수 있는 용기와 해방감을 전한다. 특유의 에너지와 춤추기 좋은 음악은 그대로라고 하니, 마음을 열고 신나게 즐기며 위로도 받는 시간을 기대할 만하다. 황해도굿을 기억하는 이들도, 국악을 하나도 모르는 이들도 모두 환영이다. 클럽 혹은 굿판을, 혹은 둘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준우 블럭이라는 이름을 더 자주 쓴다. 대학교에서는 민속학을 전공했으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에 관한 글을 쓴다

악단광칠
인생 꽃 같네
7월 18~19일  |  국립극장 하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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