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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호 Vol.360

근대 극장의 풍경, 그리고 기생

공연예술을 전시하다 | 개화기~근대 공연예술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상설전시실은 국내 근·현대 공연 역사 100여 년 동안 잠들어 있던 공연 자료와 실제 유품을 보관해 놓은 곳이다. 상설전시실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다. 한국 공연예술사의 흐름을 시대별로 알 수 있는 공연예술사 전시 공간과 무대의상부터 미니어처·무대디자인 등 공연을 이루는 요소를 주제별로 파악하는 공연주제 전시 공간이다. 한국 공연예술이 이 땅에 뿌리내리고 꽃을 피운 순간, 그리고 숲을 이루는 과정까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공연예술을 전시하다’를 통해 상설전시실의 전시 공간을 차례로 관람해 보고자 한다.

 

 

 

초창기 극장들
이번에 소개할 것은 개화기부터 근대 공연예술과 관련된 자료로, 이 시기 공연예술의 변화상을 살필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 공연예술이 펼쳐진 초창기 극장과 기생 조합인 권번과 기생 엽서 유물이 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서구 근대 문화의 수용으로 극장劇場이라는 공연 공간이 출현했다는 점이다. 극장의 등장으로 당시 전통 공연 양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로 열린 공간에서 공연했던 전통 공연 예술인들이 실내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됐다. 또한 귀족예술과 서민예술 모두 극장 무대에서 이루어져 두 예술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으며, 서양과 일본의 영향을 받아 새롭다는 의미의 ‘신新’자를 붙인 신극·신민요·신무용과 같은 근대 공연예술 형식이 만들어졌다. 이 당시의 극장들은 공연뿐만 아니라 영화까지 수용해 영화관의 역할도 담당했다.
이러한 내용을 전시 공간에서 당시 공연장의 모습과 함께 전시 그래픽 패널Graphic Panel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인 협률사와 연극 전용 극장인 동양극장의 모습을 사진 자료로 만나볼 수 있다. 동양극장은 전통 공연예술인 한성준을 주축으로 한 ‘조선성악연구회’의 주 활동 공간으로, 창극 발전의 기틀이 마련된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부민관의 경우 1950년 국립극장이 창설돼 6?25전쟁이 나기 전까지 국립극단의 ‘원술랑’과 ‘뇌우’가 공연된 곳으로 현재에도 건물이 남아 있어 서울시의회에서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 부민관 사진을 보면 현재 시청 주변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외에도 1929년 조선박람회장의 연예관이나 남산 야외음악당 등의 사진 자료를 볼 수 있다. 

 

 

 

사라진 종합예술인 ‘기생’과 그들의 공연
전통을 이어간 종합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의 모습이 담긴 엽서 17점도 전시돼 있다. 기생 엽서는 전시를 준비하던 2009년 당시 을지로의 골동품 상가를 돌며 직접 구입한 자료다. 이 엽서를 통해서 검무·북춤·선유락 등 당시 공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조선왕조가 무너지던 시대에 기생들은 기생 조합인 권번을 통해 궁중 공연예술의 교육과 공연을 담당했다. 특히 대중은 극장 공간에서 기생의 공연을 통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궁중 예술을 접할 수 있었다.
기생이 담당한 공연 레퍼토리는 주로 전통 위주였으나, 레뷰 댄스Revue Dance와 같은 서구식 공연예술도 흡수해 다채로운 공연을 대중에게 선보였다. 기생은 뛰어난 가무 솜씨로 전문 예술가이자 스타로 각광받았다. 1927년 2월 16일 우리나라에 경성방송국이 개국해 최초로 라디오 방송을 개시했는데, 1930년대 말 라디오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이왕직아악부, 판소리 명창들과 기생들이 생방송에 출현하게 되자 당시 공연이 대중의 삶 속에 친숙하게 자리 잡게 됐다. 1934년 평양기생 선우일선은 음반회사 폴리도르Polydor에서 ‘꽃을 잡고’라는 노래로 음반을 취입하고 단번에 스타 가수가 됐다. 전시장에 마련된 유성기 작동 모형을 통해 선우일선의 ‘능수버들’ 음원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전시장에 마련된 검색대에서 조선정악전습소, 조선배우학교와 같은 공연예술 교육기관과 판소리의 전승과 근대 5명창, 산조 등의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공연예술박물관
공연예술박물관은 약 28만 점의 공연예술 자료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공연예술 디지털아카이브 홈페이지(archive.ntok.go.kr)에서 누구나 쉽게 자료 검색과 열람이 가능하며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면 더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연예술을 전시하다’에서는 공연예술박물관 상설전시실 중 일부 공간을 골라 지면에 차례로 소개합니다.

문의

공연예술자료실(방문 이용)
02-2280-5834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온라인 이용)
02-2280-5805

 

하을란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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