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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Vol.358

‘패왕별희’, 어디까지 알고 있니?

VIEW 프리뷰 1-2┃국립창극단 패왕별희

 
무대의 장막을 들춰 뒷이야기를 살짝 엿본다. 궁금증을 안고 여섯 개의 질문과 답을 읽어내려 가니, 창극 ‘패왕별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읽힌다.

 

 

 

 

Q1 ‘패왕별희’의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창극은 소리꾼 한 명과 고수 한 명이 이야기를 완성하는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장르다. 그만큼 소리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요 역할을 한다. 창극 ‘패왕별희’는 소리의 힘이 극을 이끄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소리를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의 극적인 상황을 더 절절하게 묘사했는데, 애달픈 소리로 항우의 재기를 기원하며 검무를 추는 우희, 불같이 소리를 뿜으며 용맹함을 표출하는 맹장 항우를 보면 저절로 극 중 인물에 몰입하게 돼 가슴이 저며온다. 경극을 품은 창극 ‘패왕별희’는 ‘적벽가’와 ‘춘향가’ 등 판소리 다섯바탕을 레퍼런스로 삼아 소리를 만들었다고. 연출을 맡은 우싱궈는 “판소리의 소리와 선율을 통해서 항우의 용맹함과 따뜻한 사랑을 모두 표출해낼 수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하며, 창극 ‘패왕별희’만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냈다.
 

 

Q2 경극의 동작과 분장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경극은 시각적으로 매우 표현력이 강하고 상징성이 짙은 장르다. 마임과 같이 양식화된 동작, 상징적인 소품 등으로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극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말채찍을 들고 있으면 말을 탄 것을 의미한다. 의자를 탁자 뒤에 두면 공적인 장소, 즉 궁중이나 관청, 법정을 뜻하고, 앞에 놓으면 집 안임을 나타낸다. 분장만으로도 등장인물의 성격을 알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경극 배우의 분장은 크게 기초 분장과 색조 분장으로 나뉘는데, 기초 분장은 먹으로 눈 화장을 한 뒤 연지를 얼굴에 발라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색조 분장은 검보를 뜻한다. 검보에는 주 색상·보조 색상·경계 색상·바탕 색상의 구별이 있다. 보통 검보를 얼굴에 그릴 때는, 하나의 주 색상으로 극 중 인물의 성격을 오롯이 드러낸다. 붉은색은 삼국지의 관우처럼 충성과 강직, 혈기를 상징하고, 검은색은 이중성을 띠어서 포청천처럼 엄숙하고 강직한 성격을 뜻하기도 하고, ‘수호지’ 이야기 속의 이규처럼 물불 안 가리는 무모한 용기를 뜻하기도 한다. 항우의 검보는 흰색 얼굴 바탕에 검은색이 주 색상이다. 다른 사람의 권유를 잘 듣지 않고, 본인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고집 센 성격을 드러낸다. 
 

 

Q3 창극 ‘패왕별희’를 보면 중국의 역사를 알 수 있다고?
초나라 왕 항우와 한나라 왕 유방이 천하를 놓고 자웅을 겨루던 초한전쟁. 이 중국의 대서사시가 만들어낸 고사성어만 해도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패왕별희’를 각색한 린슈웨이는 그중 7개의 고사성어를 테마로 삼아, 숨 막히는 각축전을 집약하고 패왕 항우와 우희의 이별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보여준다. 항우가 연희에서 유방을 놓쳐 패전의 원인이 된 2장 ‘홍문연’, 유방의 부인이자 중국 3대 악녀 중 한 명인 여치가 지략을 펼치는 3장 ‘전술과 전략을 세우다’, 한신의 배신으로 계략에 빠진 항우와 군사들을 그린 4장 ‘십면매복’, 위기에 처한 초나라 군영을 둘러싸고 사면에서 고향의 노래가 들려오자 군사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5장 ‘사면초가’ 등이다.

 

 

Q4 맹인 노파가 원래 경극 ‘패왕별희’에는 없던 배역이라고?
경극 ‘패왕별희’에는 맹인 노파가 없다. 창극에서 새롭게 추가된 인물로, 항우의 할머니다. 1장에서 맹인 노파는 어린 항우와 함께 나와서 옛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듯 노래하며 관객의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그녀는 어린 항우에게 ‘검에 손대지 말라’고 구슬픈 목소리로 경고하지만, 결국 그는 검을 뽑고 비극이 시작된다. 맹인 노파는 창극에서 장면이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게 설명하거나 흥을 돋우며, 극의 안팎에 걸쳐 있는 ‘도창’의 역할이다. 극의 바깥에서 안의 상황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평하는 것이다. 그녀의 시선은 권력과 욕망에 둘러싼 인간사를 굽어살피며, 항우의 영웅성을 기리고 비극적인 결말을 극대화한다.
 

 

 

 

 


Q5 우희를 연기한 남자 배우로는 누가 있을까?

경극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자 배우가 여성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경극 극단은 곱고, 몸 선이 부드러운 남자아이를 뽑아서 어린 시절부터 혹독히 훈련해 여성 연기를 하게 했다. 그렇게 훈련받아 여성 역할을 소화하는 남자 배우를 ‘단旦’이라 불렀으며, 한번 맡으면 평생 그 배역을 맡았다고. 경극을 융성하게 한 4대 명단名旦 중 한 사람, 메이란팡(매란방)은 경극 ‘패왕별희’에서 우희 역을 맡았다. 그는 단 중 대표적인 배우로 불리며, 그의 조부와 막내아들도 일가를 이룬 단 연기자다. 영화 ‘패왕별희’에서는 장궈룽(장국영)이 단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 속에서 우희를 연기한 장궈룽의 아역이 극 중 대사 ‘나는 본래 여자아이로서’를 ‘사내아이로서’라고 잘못 말해서 두들겨 맞지만, 끝내 ‘여자아이로서’라고 말하며 단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창극에서는 연출을 맡은 우싱궈가 ‘한국의 메이란팡’이라고 칭찬한 김준수가 여성 캐릭터를 자연스레 표현하면서도 소리와 연기, 검무까지 완벽히 소화했다.
 

 


 

 

 

 

 

Q6 창극 ‘패왕별희’와 영화 ‘패왕별희’의 다른 점은?
영화 ‘패왕별희’는 경극을 하는 두 예술가의 사랑과 삶, 그리고 경극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냈다. 한평생 경극 한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중국 역사의 질곡에 따라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 두 사람은 경극 ‘패왕별희’ 속 항우와 우희를 연기하며 죽기 전까지 경극 배우의 정체성을 놓지 않는다. 유방에게 패한 영웅 항우와 그의 연인의 비극적인 죽음을 담은 ‘패왕별희’. 창극 ‘패왕별희’는 영화에 소개되는 동명 경극의 서사를 따라가나, 경극 ‘홍문연’, 사마천의 ‘사기’ 등에서 여러 텍스트를 모아 각색했다.

 

 

 

 


이정연·차경주 국립극장 홍보팀
그림 조성헌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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