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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Vol.356

십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VIEW 프리뷰 1-1┃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무려 십 년 동안 변함없이 관객을 만나온 공연이 있다. 여전히 유익하고, 아직도 새로움으로 가득한 ‘정오의 음악회’. 세 가지 장면으로 만나본다.


#장면 1: 국립극장 내 카페 ‘오후’
2019년 7월 15일 오후 2시
관객 9명이 모여 이야기에 한창이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정오의 음악회’를 꾸준히 관람해온 마니아들. 그동안 모은 티켓, 「미르」에 실린 인터뷰 기사, ‘정오의 음악회’에서 받은 향초와 컵 받침, 프로그램 북, 사연을 써냈던 엽서 등 추억의 물건을 가지고 와 소개한다.

진행자 ‘정오의 음악회’를 언제, 어떤 계기로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관객 1 나에게도 선물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게 됐고 함께 고정으로 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당진에서도 올라오죠.
관객 2 원래 예술의전당의 마티네 콘서트를 보러 다녔어요. 그러다가 친구들과 함께 ‘정오의 음악회’를 접하게 됐는데, 그 후부터 꾸준히 오게 됐네요.
관객 3 직장 생활을 할 때 알게 된 분이 목요일쯤 회사에 오면 꼭 ‘정오의 음악회’에 대해 이야기해줬습니다. 지인 덕분에 오게 된 겁니다.
관객 4 언제부턴가는 습관적으로 오게 됐는데, 좋은 건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을 많이 데리고 와요.
관객 5 매달 국립극장에 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우락 페스티벌’ 등 다른 공연도 알게 되고, 즐기게 됐어요.

 

#장면 2: 해오름극장, 10년 전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오전 11시
서곡인 ‘아리랑 환상곡’이 끝나자 이제는 고인이 된, 국악계의 큰 스승 황병기 선생이 관객의 박수 소리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수줍은 듯 부드러운 미소와 조곤조곤 특유의 말투, 웃음을 몰고 오는 입담으로 지금 막 시작한 ‘정오의 음악회’를 소개한다. 뒤를 이어 2008년에 유행했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제가가 연주되자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한층 더 커진다. 황병기 선생이 직접 자신의 작품인 ‘침향무’를 연주하고 관객은 그 신비한 음색과 이국적인 가락에 매료돼 숨을 죽인다. 뒤이어 어린이 합창단 ‘예쁜 아이들’이 등장, ‘파란 마음 하얀 마음’ ‘노을’ 등을 노래한다. 관객들은 함께 박수 치며 즐거운 표정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Fly to the sky’ ‘Morning’과 같은 퓨전 국악과 국악 관현악 ‘타’도 연주됐고 언론에서는 이런 기사를 실었다.


국립극장은 국악을 주제로 한 ‘정오의 음악회’를 기획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5월 13일(수) 11시에 그 첫 무대를 선보였다. 그동안 서양 클래식 음악 위주로 진행돼 오던 브런치 콘서트 열풍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전통 국악 관현악곡부터 대중가요·퓨전 국악곡까지 재미있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해박한 지식을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풀어내는 황병기 예술감독의 해설과 함께 우리 음악의 멋과 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장면 3: 하늘극장
2019년 9월 4일 수요일 오전 11시
오는 9월, 2019-2020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정오의 음악회’의 첫 공연이 열린다. 그 시작은 홍동기 작곡의 ‘고구려의 혼’. 만주를 호령하던 고구려인의 말발굽 소리처럼 기운찬 음악이 끝나면 탭댄스와 국악 관현악이 어우러진다. 소리가 있는 춤인 탭댄스와 국악 관현악의 만남 덕분에 눈도 귀도 마음도 즐겁다. 세 번째 순서 ‘정오의 앙상블’은 이번 시즌을 위해 새롭게 기획된 코너다. 작곡가 박한규의 위촉 신작 ‘늴리리야 주제에 의한 염원’으로 국악이 익숙지 않은 관객도 부담 없이 자주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인다. 그동안 국악 관현악 위주로 진행되던 ‘정오의 음악회’에서 실내악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라 더 반갑다. 9월 ‘정오의 스타’는 조성모. 발라드의 황태자 조성모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의 첫 만남에서 데뷔곡 ‘투 헤븐’과 드라마 ‘파리의 연인’ 주제가인 ‘너의 곁으로’ 등을 부른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는 어떻게 음악을 만들었을까? ‘정오의 음악회’의 재미 중 하나는 공연마다 바뀌는 젊은 지휘자를 만나는 일이다. 9월의 지휘자는 이승훤. 그는 국악 합주에서 가락을 이끌어가는 악기인 피리와 지휘를 함께 전공했다. 현재는 경찰국악대장으로 다양한 단체와 만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진행자. 김성진 예술감독이 폭넓은 해설로 관객과 소통한다. 국악과 서양음악을 아우르는 섬세한 지휘로 인정받는 그는 경험이 풍부한 리더다. 경험에 기반한 해박한 지식으로 깊이 있는 국악 이야기를 들려줄 ‘김성진 표 해설’을 기대해본다.
올 시즌부터는 간식도 새롭다.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떡은 맛도 뜻도 만족스럽다. 지난 시즌에 시작해 큰 호응을 얻은 ‘정오의 도장깨기’도 계속된다. 55명이 완주해 제작진을 놀라게 한 ‘정오의 도장깨기’ 이벤트에 올해는 얼마나 많은 관객이 참여할까? 앞으로 일곱 장의 티켓을 소중히 챙겨야겠다.

 

10년 전, ‘정오의 음악회’의 첫 발자국과 그 여정을 함께해온 관객과의 만남, 그리고 10주년을 맞이한 2019년 9월 공연을 미리 만나보았다. 10년 뒤, 2029년의 ‘정오의 음악회’는 어떤 모습일까? 강산이 변하고 세월이 변해도 여전히 ‘우리 음악’을 즐겁게 만날 수 있을, ‘정오의 음악회’ 20주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박근희 1995년 MBC TV ‘새미기픈믈’을 시작으로 KBS 클래식FM과 국악방송 등에서 라디오 원고를 썼다. 리뷰·칼럼·기사 쓰기 등 국악과 관련된 많은 일을 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새롭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날짜 2019년 9월 4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2만 원
문의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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