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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Vol.352

Lovely Night Lovely Jazz

두고두고 회자되는 공연 기록┃2001년 송년 재즈 페스티벌

2001 송년 재즈 페스티벌
Lovely Night Lovely Jazz’
2001년 12월 23~26일

 

국립극장은 전속단체를 운영하는 제작 극장으로 대부분의 공연이 전속단체를 중심으로 기획·운영된다. 따라서 전속단체의 공연 기록이 대체로 국립극장의 기록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예술인에 대한 양질의 공연 환경 제공이라는 공익적 측면에서는 개관 이래 꾸준히 이어져온 각종 기획 공연과 대관 공연이 일정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과거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외부 단체의 공연이나 공연예술과 무관한 각종 행사 장소로 국립극장의 무대가 활용된 점에서 안타까움이 남으나 대부분의 경우 앞서 언급한 공익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공연도 그런 예에 속한다.

 

 

 

역설적이게도 대중음악의 여러 장르 가운데 유독 재즈는 어느 장르와도 융합할 수 있는 변화 가능한 매력과 명확한 고유의 음색을 동시에 지닌 장르다. 그렇기 때문에 재즈는 한국의 대중음악사에서 언제나 존재했고, 동시에 어디에서도 보이질 않았는지 모른다. 보통 어떤 분야의 1세대들은 개척자로서 존중받기 마련인데 재즈의 경우에는 유난히 척박했던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더욱 존중받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2001년 겨울 국립극장에서는 끊임없는 열정으로 한평생을 재즈에 투신한 한국 재즈 1세대 연주자들의 기념비적인 공연이 열렸다. 2001 송년재즈페스티벌 ‘Lovely Night Lovely Jazz’라는 이름의 이 공연은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4일간 펼쳐졌는데, 공연의 백미는 단연 3일차이던 크리스마스에 열린 한국 재즈 1세대 연주자들의 무대였다.

 

이날 공연에는 고故 강대관(트럼펫)·이동기(클라리넷)·최세진(드럼)·홍덕표(트롬본)와 박성연(보컬)·류복성(퍼커션)·김수열(테너색소폰)·김준(보컬)·신관웅(피아노)·장응규(베이스) 등 한국 재즈의 거장들이 대거 참여했다. 베이스는 2세대 연주자라 할 수 있는 장응규가 참여하며 10인조 밴드를 구성했다. 본 공연 이전에 재즈 1세대로 분류되는 연주자들이 함께 선 무대는 1991년 류복성이 주축이 된 ‘제1회 대한민국 재즈 페스티벌’이 있었는데, 이후 10년 만의 해후로 더욱 기념할만한 공연이 됐다.

 

 

 

 

 

이후에도 물론 이들이 함께 무대에 선 공연은 몇 차례 더 있었지만 규모나 시기, 연주자의 구성 등을 감안하면 이 공연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시기적으로 보면 2000년대 들어 몇몇 연주자는 고인이 됐고 대개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했기에, 일평생 헌신한 재즈에 대한 열정과 감동을 무대의 동료들, 객석의 관객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다름 아닌 ‘국립’ 극장에서 마련됐다는 점 또한 매우 뜻깊다. 마침 2001년은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감독 빔 벤더스Wim Wenders)’(1999)이 개봉돼 음악팬들에게 큰 울림을 준 시기였기에 당시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이 공연이 더욱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이날 공연의 레퍼토리는 클라리넷까지 포함된 악기 구성 덕분에 딕시랜드 스타일의 곡들부터 스윙·하드 밥·라틴재즈까지 다채롭게 채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흥겨운 스윙재즈 사이에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What a Wonderful World’ ‘Mo' Better Blues’ ‘Take Five’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재즈로 편곡된 캐럴까지 배치해 재즈 애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완성됐다.

 

 

 

한편 이 공연의 주인공인 한국 재즈 1세대 연주자들이 등장하는 영화로 2010년에 개봉한 ‘브라보! 재즈 라이프’(감독 남무성)를 함께 소개하고 싶다. 이 영화는 비록 국립극장에서 열린 공연은 아니지만, 이들이 함께 무대에 선 2010년의 공연을 준비하는 내용이 담긴 다큐멘터리다. 영화 초반부에는 어둠이 내린 겨울밤, 트럼펫터 강대관의 시골집에 신관웅·김수열·최선배 등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다 취기가 오르자 각자 악기를 꺼내 연주를 시작했다. 이때 신관웅은 피아노가 없었기 때문인지 젓가락을 브러시 삼아 술상을 긁어대는데, 당시의 유쾌한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공연예술박물관은 2001 송년재즈페스티벌 ‘Lovely Night Lovely Jazz’의 안내 책자와 무대 디자인을 비롯해 전 공연 영상(VHS)과 음향(DAT)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공연예술박물관 내 공연예술자료실을 통해 이 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예술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민덕홍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연구사

 

2001 송년재즈페스티벌 ‘Lovely Night Lovely Jazz’
일자 2001년 12월 23~26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출연 오케스트라 코바나·정말로·유진박과 JAZZ Brass·강대관·이동기·박성연·류복성·김수열·김준·신관웅 등

 

공연예술자료 이용안내
국립극장 소장 자료는 공연예술 디지털아카이브 홈페이지(http://archive.ntok.go.kr)에서 누구나 쉽게 검색 및 열람이 가능하며 직접 방문하면 보다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공연예술자료실(방문 이용) 02-2280-5834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온라인) 02-2280-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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