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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호 Vol.352

아르랑 아르랑 엔~통!

VIEW┃프리뷰1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

오감을 자극하는 우리 소리, 우리 악기 사이에서 아이들은 목청껏 노래하며 체득하고 즐기기 바쁘다.

그런 아이들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보듬어주는 남다른 시선의 세 사람을 만나보자.


장미와 철쭉, 눈처럼 하얀 이팝나무 꽃이 거리를 물들이는 5월, 남산은 꽃보다 더 붉고 풀잎보다 더 푸른 아이들의 노랫소리로 물들곤 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가 또 한번 하늘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초연 당시 우리 아이들은 국립극장의 마스코트 ‘엔통이’와 마음껏 목 놓아 노래를 불렀더랬다. 마법 같은 동요나라로 떠나는 여행을 이끄는 무대 뒤의 숨은 엔통이들, 함현상 음악감독·정종임 연출·이가현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엔통이의 동요나라’는 유례없는 아이들의 ‘떼창’으로 유명하지요. 아이들이 따라 부르고 싶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염두에 둔 점이 있나요?
정종임     ‘섬집 아기’같이 익숙한 곡과 창작 동요로 과거와 현재의 노래를 연결하고자 했어요. 국악 공연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려고 했지요.
함현상     작곡가로서는 아이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주제곡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기존에 있던 동요를 다듬을 때는 혹시 왜색화된 동요가 아닌지 조심스럽게 살펴보면서 작업했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가현     첫째 아이 이름이 교은이에요. 그래서 우리 가족 이야기인 양 상상력을 발휘했어요. 아이뿐 아니라 함께 온 부모도 공감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고자 했죠.

함현상     극 중 교은이와 비슷한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실제로도 많을 텐데, 음악으로 이 아이들을 어떻게 어루만져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작가님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실제로 극 중 노래가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었다고 보세요?
이가현     달랜다기보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공연을 본 뒤 저희 아이가 제일 많이 따라 부른 곡이 ‘미워, 미워’였어요. 툭하면 저에게 “엄마 미워, 미워”라고 노래를 불렀죠. 극 중 교은이가 노래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게 인상 깊었나 봐요. 어떤 아이는 무대 위 교은이한테 “엄마 아빠도 바빠서 그래”라고 위로도 해주고, 놀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또 불러줘야 해!”라고 부탁도 하던걸요.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따라가고 있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감상평이 있으신가요?
정종임     ‘나도 엄마 생각이 났다’라는 리뷰가 있었어요. 아이 손잡고 공연을 보러 왔다가, 막상 본인이 어릴 때 부르던 노래를 들으니 그때로 돌아간 것 같다고요. ‘섬집 아기’ ‘모두 다 꽃이야’가 많이 언급되더라고요.
함현상     사실 ‘모두 다 꽃이야’의 가사는 어른들에게 더욱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애들은 원래 꽃이에요. 우리 모두 자존감을 갖고 살아가자는 노래가 더 필요한 건 어른들이죠.
이가현     이건 생각지도 못했는데, 소외된 첫째 관점의 이야기에 둘째들이 난리가 났다는 거예요. 공연장을 나오면서 “정말 형이 나 싫어해?”와 같은 질문들을 쏟아내서, 대사 수정을 좀 해야 했어요. 극 후반에 교은이가 “나는 정말 동생이 좋아!”라고 크게 외치는 걸로.

그 외에 이번 재공연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요?
정종임     기존 무대 위에 배치된 볼풀장을 다른 형태로 구현해보려고 해요. 교은이의 꿈나라라는 환상적인 설정에 비해 무대가 다소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거든요. 조명을 활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다 소리꾼이잖아요. 이번에는 살짝 판소리 창법도 맛보여주려고 해요. 또 한결 명확한 가사 전달을 위해 영상을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공연장을 찾아준 아이들이 어떤 것을 배우고,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인가요?
이가현     거창하게 교육적으로 무언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아이들이 여기 와서 즐겁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정종임 저 역시, 연출 면에서 교육적 효과를 의도하진 않았어요. 아이들한테 일방적으로 뭔가를 주입하기보단 즐겁게 노래 부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자연스럽게 학습 효과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매체 환경도, 아이들의 생활 방식도 과거와 다르게 바뀌었어요. 요즘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함현상     초등학생 장래 희망 1순위가 유튜버라고 할 정도로 유튜브를 많이 보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면서 뛰어노는 것을 제일 좋아하지 않을까요. 동요 ‘연 날리기’를 앉아서만 부르는 게 안타까워요. 노래를 부르면서 몸을 움직여 놀 수 있는 국악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종임     아이들이 감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요. 아이들이 ‘엔통이의 동요나라’를 보고 함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이가현     스마트폰으로 하는 놀이는 사실 혼자 하는 놀이가 많잖아요. 다 함께 무엇인가 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엔통이의 동요나라’와 같은 어린이 국악 공연이 왜 필요한가요?
정종임     이렇게 다양한 국악기로 어린이 공연을 할 기회가 매우 드물어요. 있어도 단발성이죠. 이 아이들이 자라 미래의 관객이 될 텐데, 재밌는 국악 공연으로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함현상     교과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국악보다 서양음악을 먼저 배우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적어도 이 공연을 보고 가야금 소리가 신기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만 돼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가현     부모들이 가장 좋아한 부분은 악기 소개예요. 사실 어른들도 잘 몰랐던 거죠. 부모로서는 아이들에게 알찬 공연을 보여준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고 만족스러워요. 좋은 경험을 선물해줄 수 있는 공연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가 가장 아이다운 모습으로 마음껏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면 ‘엔통이의 동요나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이채은 ‘현재’의 삶을 바꾸는 ‘고전’을 공부하기 위해 읽고 쓴다. 서강대학교에서 판소리계 소설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 문학과 예술을 공부하고 있다.

 

 

'엔통이의 동요나라 곡 소개'


서곡 함현상 작곡
엔통이를 따라 떠나는 길, 그 길을 즐겁게 해줄 음악이다. 전래 동요 선율과 전통 장단도 등장한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웅장한 멋을 더했으며, 이내 그 가락은 신나는 여행길 음악으로 바뀐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우리 집에 왜 왔니·숨바꼭질 함현상 작곡
안타깝게도 요즘 어린이들은 놀이 동요를 부를 기회가 많지 않다. 놀이 속에 함께했던 노래들은 이제 교과서로 배워야 할 음악이 돼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몸으로 뛰어놀며 익힌 것들이 마음속에 남는 법.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교은이가 엔통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체득하게 될 노래다.

 

★아무 없어 이가현 작사, 함현상 작곡
어린 시절 수두에 걸려 학교에 가지 못한 적이 있다. 그때 학교에 가지 않는 즐거움도 잠시. 친구가 그립고, 교실이 그리워진 나는 모두가 학교에 간 빈 놀이터에서 시끌벅적했던 친구들과의 시간을 떠올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교은이의 외로움은 무엇이었을까.

 

★잠깐만 이가현 작사, 함현상 편곡
열심히 만든 종이비행기, 연습했던 노래, 힘들게 외운 구구단. 이 모든 걸 자랑하고 싶던 나에게 ‘바빠’라는 아빠의 한마디 말이 얼마나 슬펐던지…. 무심코 아이에게 건넸을 흔한 말을 음표로 표현한다.

 

작은 동물원 김성균 작사·작곡, 함현상 편곡
모두가 함께 부르는 노래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큰 즐거움이 된다. 이번 공연에서 객석의 어린 친구들과 주인공 교은이, 그리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하나가 돼 부를 노래다.

 

연날리기 권연순 작사, 한수성 작곡, 함현상 편곡
우리의 옛 놀이동요, 연날리기를 편곡했다. 수많은 동요가 우리의 장단과 가락으로 편곡돼 불렸지만 연날리기야말로 그 어떤 악기보다 국악기와 잘 맞는 어울림을 보여준다.

 

핑크퐁 상어 가족 스마트스터디 작사·작곡, 함현상 편곡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곡. 단순하게 반복되는 선율은 휘모리장단과 만나기도, 계면조 선율에 옮겨지기도 한다. 꽹과리·대금·가야금·태평소를 만난 상어 가족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미워, 미워 이가현 작사, 함현상 작곡
언제부턴가 나는 뒷전, 동생만 바라보고 있는 엄마·아빠에 대한 교은이의 마음이 담긴 노래다. 극 중에서 교은이만의 노래로 등장하지만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여기에 멋진 화음을 더한다. 마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 “그래, 그래” 하며 맞장구쳐주는 친구처럼.

 

잘 들어봐 함현상 작곡
교은이가 음악, 그중에서도 국악기를 타고 나오는 선율을 들으며 행복해하는 장면의 배경 곡이다. 경기민요의 기본 선율을 바탕으로 한다. 어린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전통음악과 친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뚤레뚤레 신창렬 작사·작곡, 함현상 편곡
동요 뚤레뚤레를 새롭게 편곡한 곡이다. 아이들은 연주자들과 함께 박수 치고, 발 구르며 전통 장단과 친숙해진다. 말미에 등장하는 태평소의 능계 가락은 신나게 노래하고 박수 치는 관객과 연주자 모두를 하나로 만들 것이다.

 

모두 다 꽃이야 류형선 작사·작곡, 함현상 편곡
섬집 아기 한인현 작사, 이홍렬 작곡, 함현상 편곡
여러 곡의 동요 연곡 중 제일 처음 연주되는 곡은 지금의 아이들을, 그다음 곡은 이제는 어른이 된 예전의 아이들을 위해 선곡했다. 관객을 추억 속에 빠져들게 할 두 곡을 통해 우리 모두가 소중하고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었음을 일깨워준다.

 

다섯 글자 예쁜 말 임수연 작사, 정수은 작곡, 함현상 편곡
때로는 짧은 말 한마디, 한 소절의 노래가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을 발휘하는 법. 자기만의 생각으로 서로를 섭섭하게 만들었던 교은이네 가족이 한 곡의 노래로 가족애를 되찾는다. 교은이네 가족과 엔통이들, 그리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되찾은 가족의 화합을 멋진 화음으로 노래하고 연주한다.

 

★엔통이의 노래 이가현 작사, 함현상 작곡
엔통이와 함께 시작한 즐거운 동요 여행이 끝나가고 있을 때쯤, 아쉬워하는 교은이를 향한 엔통이의 노래다. ‘우리는 어디에나 없고, 정말 어디에나 있다’ 어쩌면 아주 간단명료한 이 진리를 어린 친구들은 이미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손뼉 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어 노래하는 순간. 음악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함현상 ‘엔통이의 동요나라’ 음악감독이자 작곡가다. 정성을 다해 즐거운 마음으로 곡을 썼다. 누군가에게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것을 위해.


는 ‘엔통이의 동요나라’를 위해 만들어진 신곡입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

날짜    2019년 5월 2~18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2만 원

문의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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